“특검법상 인지 범죄행위 해당” ‘위법수집증거’ 주장도 배척해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해 8월 5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주포인 이정필씨로부터 25차례에 걸쳐 8천여만원을 받고 그가 형사재판에서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도록 힘써주겠다고 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포’ 이정필씨에게 재판 결과를 청탁해주겠다며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의 계좌관리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이 전 대표 측은 “특검의 수사대상이 아닌 별건수사”라며 공소기각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오세용)는 13일 오후 열린 이 전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선고공판에서 이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7910만원 추징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공무의 공정성과 사회 일반의 신뢰를 해하는 범죄이므로 근절을 위해 엄벌의 필요성이 있다”면서 “당시 대통령, 영부인, 공수처장, 판사와의 친분관계를 과시하면서 사법부 재판과 수사에 대한 청탁을 목적으로 금품을 계속 교부받아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별건 수사에 따른 절차적 하자로 공소기각 돼야 한다’거나 ‘원칙적으로 수사가 금지된 특검 수사준비기간에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기소가 이뤄져 위법수집증거’라는 이 전 대표 측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특검법 제2조 1항이 정하는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범죄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봤다.
공소사실의 바탕이 된 증거능력 여부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수사준비기간 중 증거 수집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특검법상 증거의 멸실을 막기 위해 예외적으로 수사가 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면서 “외려 이 사건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적법한 절차 준수와 실체적 진실 규명 사이의 조화를 도모하고 형사사법정의를 실현한다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취지에 반한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집행유예를 받게 해주겠다고 약속하며 주포 이씨로부터 2022년 6월∼2023년 2월 25차례에 걸쳐 81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 전 대표에게 징역 4년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고 8390만원을 추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