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참지 않아’ 언론 보도 직접 반박하는 李대통령

박기석 기자
수정 2026-02-15 09:39
입력 2026-02-15 09:00
부동산 규제 비판에 “투기 옹호 그만”
“정책 효과 없다” 기사엔 “허위 보도”
‘설탕부담금’ 논란엔 언론에 수정 요구
‘가짜뉴스는 민주주의 훼손’ 인식 하에
취임 초부터 가짜뉴스 폐해 지적해와
연합뉴스
지난해 6월 취임 후부터 가짜뉴스의 폐해를 지적해 온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허위·과장 보도 사례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비판하는 일이 잦아졌다. 새해를 맞아 부동산 투기 억제 등 핵심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 대통령이 가짜뉴스로 인해 여론이 왜곡되고 정책 추진 동력이 상실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엑스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오는 5월 9일 예정대로 종료하겠다고 밝힌 이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을 직접 반박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부동산 정상화는 5000p, 계곡 정비보다 쉽고 중요하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왜 아직까지 못하는가”라고 비판하자, 이 대통령은 “유치원생처럼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는다”며 반격했다. 이어 “정치적 유불리에서 벗어나면 반드시 불가능한 일도 아니고, 계곡 정비나 주가 5000 달성에 비하면 더 어렵지도 않은 일”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1·29 공급대책에 대해 “정부가 정해준 ‘부동산 배급’에 만족하라는 말”이라는 국민의힘의 논평을 두고는 “망국적 부동산 투기 옹호도, 시대착오적 종북몰이도 이제 그만하라”라고 일갈했다.
야권의 논평뿐만 아니라 언론 보도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를 비판하는 보도에 대해서 이 대통령은 “왜 투기 편을 드는가”, “수백만 청년들의 피눈물은 안 보이는가”라고 직격했다.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결정 이후 서울 강남 3구의 매물이 늘었다는 보도를 인용하며 “‘효과 없다, 매물 안 나온다’ 이런 엉터리 보도도 많던데 그런 허위 보도하는 이유는 뭔가”라고도 했다.
대통령이 의견 수렴에 나섰던 정책 의제가 왜곡돼서 보도되는 데 대해서도 즉각 교정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28일 엑스를 통해 ‘설탕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하는 데 대해 의견을 묻자 일부 언론은 같은 날 ‘설탕세 도입’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두 차례에 걸쳐 해당 보도들을 게시하며 ‘국민 의견을 물었는데 ‘설탕세 도입’이라고 왜곡했다’, ‘설탕 부담금을 매기자고 했다고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확한 내용으로 수정하길 바란다”, “가짜뉴스를 만드는 건 옳지 못하다”라고 경고했다.
명백한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보도하는 데 대해선 ‘엄중한 책임’을 언급하며 강도 높은 조치를 예고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3일 ‘상속세 부담으로 한국의 고액 자산가가 떠나고 있다’는 보도 자료를 내고 언론들이 이를 인용 보도했으나, 이후 해당 자료가 부정확한 보고서를 기반으로 작성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가짜뉴스’ 논란이 불거졌다.
이 대통령은 7일 대한상의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장치를 만들어야겠다”며 “정책을 만드는 주권자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지적했다. 2일 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대한상의에 대해 즉각 감사를 실시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빈도는 높아진 추세지만, 이 대통령은 취임 후부터 가짜뉴스에 대해 꾸준히 경고해왔다. 이 대통령은 취임한 지 15일 만인 지난해 6월 19일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유튜버에 대한 대책을 지시했고, 8월 18일 국무회의에서는 ‘고의적 왜곡을 하거나 허위 정보를 알린 언론에 대해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2일 국무회의에서는 “혐오(발언)와 가짜 뉴스의 (폐해가) 너무 심한 것 같다. 이러다가 나라에 금이 갈 것 같다”며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허위·가짜 정보에 대해서도 보호할 수는 없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 대통령의 ‘가짜뉴스’에 대한 엄중한 인식은 가짜뉴스가 여론을 왜곡할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민주주의에서는 팩트가 중요하다”며 “가짜 정보가 주어지면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 어렵고 결국 주권자들의 주권 행사에 왜곡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도 정론 직필이 본질적 기능이고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에 입법·행정·사법에 이은 제4부로 평가된다”며 “인정과 보호를 받고 그에 따른 혜택을 누리고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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