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23년 vs 이상민 7년… 계엄 국무위원 형량 뭐가 갈랐나

김희리 기자
수정 2026-02-15 14:00
입력 2026-02-15 14:00
연합뉴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2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 받은 가운데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건과 대비되는 선고 결과에 눈길이 쏠린다. 두 재판부 모두 12·3 비상계엄은 내란 행위라는 점을 인정했지만 형량은 크게 차이가 나면서다. 두 피고인의 지위에 따른 법적 책임의 차이나 내란 가담 정도의 차이가 선고 결과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재판부에 따라 형량의 편차가 지나치게 커 사법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덕수 ‘국정 2인자’ 책임 엄중 판단한 듯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의 경우 국무총리와 계엄 주무부처 장관이 갖는 책임의 무게가 달랐다는 평가다. 한 전 총리는 지난달 21일 열린 1심 재판에서 검찰 구형량보다도 높은 징역 23년형이 선고된 바 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 전 총리는 국정 2인자로서 대통령과 다름 없는 헌법 수호의 책무를 저버렸다는 점을 해당 재판부가 엄중하게 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전 총리 사건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3부(부장 이진관)는 당시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민주적 정당성과 그에 대한 책임을 부여받은 국무총리로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고 헌법을 수호하고 실현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면서 “그럼에도 12·3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의무와 책임을 끝내 외면하고, 일원으로서 가담하기로 선택했다”고 질타했다.
단전·단수 지시 1번 vs 수차례 관여 행위 차이도두 사람 모두 계엄 사전 모의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상계엄에 실제로 얼마나 관여했느냐의 차이도 판결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 전 장관의 경우 소방청에 단전·단수 지시를 한차례 지시했지만, 그 이후 지시사항의 이행 여부를 재차 점검하거나 보고받는 등 적극적으로 과업을 수행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반면 한 전 총리는 ‘국무회의 심의’라는 비상계엄의 절차적 요건을 갖추기 위해 국무회의 의사정족수를 채우고 참석한 국무위원들로부터 관련 문건에 서명을 받으려 시도하는 과정에서 국무위원들에게 수차례 전화해 재촉하거나 서명 하도록 회유하는 등 적극적인 관여 행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 비상계엄 사후 선포문에 서명을 했다가 그로 인해 발생할 논란을 우려해 이를 폐기할 것을 요구한 행위 등도 위헌·위법성을 알면서 은폐하려는 적극적인 의도가 인정된다는 분석이다.
조재현 동아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 전 총리에 비해 이 전 장관은 단전·단수 조치 외엔 내란 가담 행위가 인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형량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마다 ‘고무줄 형량’ 비판도재판부에 따라 형량이 지나치게 차이가 나는 ‘고무줄 형량’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노희범 변호사는 “단순 가담이 아닌 내란 중요임무 종사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징역 7년이 선고되는 것은 다른 재판과의 일관성 차원에서 너무 가벼운 형량”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들 간 형량이 세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내란 행위의 범주나 요건을 재판부마다 다르게 봤다는 의미여서 항소심에서 다툴 여지가 커진 셈”이라고 내다봤다.
임재성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도 이 전 장관 선고 당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어느 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양형이 하늘과 땅 차이라는 걸 전 국민이 알게 됐다”고 비판했다.
김희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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