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86일 만에 마침내 끝난 여행…문지혁 ‘나이트 트레인’

오경진 기자
오경진 기자
수정 2026-02-13 09:50
입력 2026-02-13 09:50
소설가 문지혁. 현대문학 제공


“이것은 여행에 관한 기록이다.

하지만 인생에 여행 아닌 것이 존재할 수 있나?”(11쪽)


25년 전 시작돼 9286일간 지속된 여행은 아내와 함께하는 일상으로 마침내 마침표를 찍는다.(류수연 문학평론가) 2010년 단편소설 ‘체이서’를 발표하며 등단한 소설가 문지혁의 신작 ‘나이트 트레인’(현대문학)이 출간됐다. 1999년 유럽으로 3주간 배낭여행을 떠났던 20대 청년과 그 20대 청년이 유럽 여행 중 썼던 소설 속 이야기, 그리고 2024년 자신의 20대를 되돌아보는 40대가 등장하는 세 겹의 층위를 가진 액자소설이다.

아버지가 보낸 택배 상자가 도착하며 소설이 시작된다. 빛바랜 군복, CD플레이어, 대학 교재, 시집 그리고 녹슨 은반지. 이런 것을 보며 ‘나’는 지난 세기의 여러 일을 하나씩 떠올린다. 은반지는 고등학교 때 만나 잠시 사귀었던 O가 준 작별선물이다.

‘비포 선라이즈’, 유레일패스, 야간열차로 대표되는 세기말 감성을 담아내는 소설은 미숙한 젊음, 실패한 여행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젊은 날 사랑을 해봤던 이라면, 여행을 떠나봤던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으리라.



‘나이트 트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에서 내놓는 57번째 작품이다. 2025년 1월호 ‘현대문학’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것이다. ‘나이트 트레인’부터는 기존 6권과 4권 단위로 한 명의 표지 작가의 작품으로 묶이던 방식에서 벗어나 한 권 한 권이 한국문학의 대표성을 갖는 것으로 새롭게 큐레이션하겠다는 게 현대문학의 계획이다.

“나는 동그란 가로등 불빛을 벗어나 그림자 속으로 멀어지는 E, 아니 은혜의 뒷모습을 지켜보다가 뒤돌아 한 번 더 수거장으로 향한다.

반지를 버리고, 이 여행을 끝내기 위해.”(190~191쪽)

오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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