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만 달러 대북송금’, 3자 뇌물 혐의 김성태 1심 공소기각…‘이중 기소’

안승순 기자
수정 2026-02-12 16:11
입력 2026-02-12 16:11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연합뉴스)


쌍방울의 800만 달러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심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이미 진행 중인 재판과 동일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한 ‘이중 기소’라고 규정하며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송병훈)는 12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 대해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고인이 뇌물을 공여했다는 내용인데, 현재 2심이 진행 중인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과 범행 일시·장소·지급 상대방 등이 동일하다”며 “두 사건은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미 공소가 제기된 사건에 대해 다시 공소를 제기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형사소송법 제327조에 따라 공소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기일에서도 김 전 회장이 이중 기소된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 측에 추가 의견을 요구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해서는 외국환거래법 위반죄와 이 사건은 하나의 사실관계로 범죄 일시, 상대방, 금액 등 이런 주체들이 거의 동일한 것처럼 보여 상상적 경합으로 봐야 하지 않나 하는 게 재판부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대신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 그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2024년 7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법원이 이번 사건을 공소기각함에 따라 이와 연결된 이재명 관련 재판의 흐름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가능성이 크지만, 법원이 이중 기소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한 만큼 향후 공소 유지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안승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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