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가 넥슨·크래프톤 중심의 최상위권 독주와 신작 공백에 신음하는 중견사 간의 극심한 ‘실적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존 흥행 IP(지식재산권)의 파워를 보유한 기업들은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운 반면, 신작 출시가 지연된 기업들은 적자의 늪에 빠지며 업계 허리라인의 부실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넥슨 실적 키포인트. 넥슨 제공
12일 실적을 발표한 넥슨은 지난해 연간 매출 4조 5072억원, 영업이익 1조 1765억원을 기록하며 부동의 1위 지위를 공고히 했다. 국내 게임사 최초로 매출 4조원 시대를 연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전년 대비 6% 증가한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넥슨의 독주는 기존 스테디셀러의 견조한 성장과 신작의 글로벌 흥행이 맞물린 결과다.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등 핵심 IP가 전 플랫폼에서 성장을 지속했으며, 특히 신작 ‘아크 레이더스’가 북미·유럽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서구권 매출을 견인했다. 크래프톤 역시 배틀그라운드 IP를 기반으로 매출 3조 3266억원의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며 넥슨과 함께 최상위권 ‘NK’ 체제를 견고히 구축했다.
중견 업계는 신작 흥행 여부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리버스’ 등 신작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고 영업이익이 64% 급증하며 완전한 반등에 성공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지난해 말 출시한 ‘아이온2’가 구원투수 역할을 하며 영업이익 161억원으로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티메프 사태 여파로 고전했던 NHN은 게임 부문의 안정적 성장과 기술 부문의 첫 분기 흑자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위메이드 또한 효율적인 비용 관리를 통해 영업이익이 51.2% 증가하며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반면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부재와 개발비 상승의 이중고를 겪으며 적자 늪에 빠졌다. 펄어비스는 신작 개발비 증가로 인해 1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카카오게임즈 또한 글로벌 투자 확대와 신작 공백 여파로 영업손실 39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 비핵심 사업 정리 등 고강도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위권 기업들이 조 단위 수익을 내는 동안 중견사들은 신작 일정 하나에 적자와 흑자를 오가는 하이 리스크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이나 카카오게임즈의 ‘오딘Q’ 등 각사가 내건 반등 카드가 양극화 해소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