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불법계엄에 행정 전반 동원”…고위공직자 110명 수사의뢰
이주원 기자
수정 2026-02-12 16:56
입력 2026-02-12 14:41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조사결과 발표
연합뉴스
정부가 ‘12·3 비상계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고위공직자 110명을 수사의뢰하고, 89명에 대해 징계요구를 하기로 했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12·3 비상계엄이 정부의 기능 전체를 입체적으로 동원하려는 ‘위로부터의 내란’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윤 실장은 “불법계엄이 선포된 직후 각 중앙행정기관에 해당 기관의 고유기능과 관련된 지시가 일제히 내려졌다”며 “국회의 계엄해제 권고가 의결된 지난해 12월 4일 새벽 1시 이후에도 불법계엄 유지를 위한 시도가 있었으며 해제 후에도 계엄 정당화를 위한 행위가 다수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누군가에 의해 사전 기획된 계엄 실행 계획이 있었다는 방증”이라며 “다만 불법계엄 직후 각 중앙행정기관에서 소집된 간부회의의 시간과 내용 등으로 미뤄 군과 경찰을 제외한 나머지 47개 중앙행정기관은 사전에 불법계엄을 인지하지 못했고 경찰도 기획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또 계엄 진행 과정에서 각 중앙행정기관으로 전달된 위헌·위법한 지시를 구조적으로 걸러내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윤 실장은 “일부 공직자들의 불법계엄에 대한 저항 혹은 과잉 협조도 있었지만, 의사결정권을 가진 고위공직자들에게서 나타난 행동은 위헌·위법적인 지시의 우선 이행 또는 관망이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조사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수사, 출입국 통제, 구금, 시설 관리, 방송·홍보, 외교 등 각 중앙행정기관이 보유한 기능이 실제 작동했거나 지시 이행을 준비한 사실을 확인했다. 윤 실장은 “법무부의 출입국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 공무원들은 장관 지시에 따라 계엄 선포 직후인 밤 12시에 출근해 대기했다”며 “교정행정 담당 부서에서는 구금시설의 여유 능력을 파악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총리실 등의 비상계획 업무 담당자들은 자기 권한을 넘어 모든 행정기관의 청사 출입을 차단하도록 조치하기도 했다며” “국가안보실은 계엄 직후 수차례 대통령의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주요 국가에 발송하도록 외교부에 강압적 지시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조사 결과에 따라 고위공직자를 중심으로 징계요구 89건, 주의·경고 82건, 수사의뢰 110건 등의 후속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각 기관장들은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징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윤 실장은 “정부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헌정질서가 위협받는 어떤 상황에서도 위헌·위법적 판단과 지시가 국가 운영과정에서 이행·방조되지 않도록 제도와 행정 전반을 근본적으로 점검·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헌법존중 TF를 49개 중앙행정기관에 설치했다. 각 기관에 설치된 TF는 제보, 국회와 언론의 지적사항, 자체 발굴 등을 거쳐 조사과제를 선정해 계엄 선포 전후의 보고체계와 판단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한 뒤 지난 1월 활동을 종료했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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