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받았던 아동 1897명 점검했더니… 28명 중 1명 재학대 의심

이현정 기자
수정 2026-02-12 12:00
입력 2026-02-12 12:00
학교 안 보내고 굶긴 채 방치
벌레 사체·쓰레기 더미서 아동 발견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이 아동학대 이력이 있는 ‘고위험 가정’을 다시 점검한 결과 아동 약 28명 중 1명꼴로 재학대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
두 기관은 2025년 하반기 ‘아동학대 고위험 가정 대상 합동점검’을 실시해 점검 대상 아동 1897명 가운데 68명(3.6%)에게서 학대 피해가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미 한 차례 학대를 겪었던 아동들만을 다시 살핀 결과다.
긴급 보호가 필요한 사례는 현장에서 곧바로 분리 조치했다. 응급조치 23건, 즉각분리 11건 등 총 76건의 보호 조치가 이뤄졌다. 한 아동·가정에 복수 조치가 적용되면서 전체 건수는 피해 의심 아동 수를 넘어섰다.
현장에서는 방임과 열악한 주거환경이 반복적으로 드러났다. 학교에 보내지 않은 채 굶긴 상태로 방치된 아동을 발견해 보호자 접근금지와 함께 분리 조치한 사례가 있었고, 보호자의 잦은 외박으로 벌레 사체와 쓰레기가 쌓인 집에서 생활하던 아동을 시설에 입소시킨 경우도 확인됐다. 가해자로 의심되는 보호자 22명은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분리 조치 이후에는 재학대 예방을 위한 사후 지원도 병행됐다. 주거환경 개선과 상담·치료 연계 등 맞춤형 지원이 87건 제공됐다. 학대 정황은 없었지만 위험 요인이 확인된 가정에도 의료·상담·환경개선 등 655건의 예방 지원이 이뤄졌다.
이번 점검은 반복 신고 이력이나 두 차례 이상 학대 전력, 사례관리 거부 등 재학대 우려가 높은 가정을 선별해 경찰, 지자체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합동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021년부터 매년 반기별로 이어지고 있다.
이스란 복지부 제1차관은 “재학대 피해아동을 선제적으로 발견하고 보호할 수 있도록 합동점검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아동학대는 대표적인 암수범죄인 만큼 한 번 안전 조치가 이뤄졌다고 방심할 수 없다”며 “고위험군에 대한 상시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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