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 압승 효과…개헌 가능성은 상원 의석에 달려
2018년 10월 14일 도쿄 인근 아사카 훈련장에서 열린 자위대 열병식에 참석한 일본 해상자위대 대원들. 연합뉴스
지난 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당선자 10명 가운데 9명이 헌법 개정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위대 보유를 헌법에 명기해야 한다는 응답은 80%에 달했다. 자민당 압승으로 개헌 우호 세력이 의회를 장악하면서 전후 일본 정치의 금기로 여겨졌던 헌법 개정 논의가 현실 정치 의제로 올라섰다.
아사히신문은 도쿄대 다니구치 마사키 연구실과 함께 투·개표 전날 실시한 후보자 설문 조사 결과 당선자 430명 가운데 93%가 ‘헌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의원 당선자 중 개헌 찬성 비율이 같은 조사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90%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역대 조사에서는 제2차 아베 신조 정권 출범 직후인 2012년 89%가 가장 높았다. 이후 2014년 84%, 2017년 82%, 2021년 76%로 하락하다가 이시바 시게루 정권 당시인 2024년 67%까지 떨어졌다.
개헌 내용(복수 응답) 가운데서는 ‘자위대를 명기해야 한다’가 80%로 가장 높았다. 2014년 총선 당시 조사에서는 51%였다. 당별로는 자민당 당선자의 94%가 이를 선택했고 일본유신회 92%, 참정당 86%, 국민민주당 64%, 팀 미라이 55% 순이었다. 중도개혁연합은 10%에 그쳤다.
자민당은 오랜 기간 개헌 핵심 과제로 자위대의 헌법 명문화를 추진해 왔다.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헌법 9조가 전쟁 포기와 전력 보유·교전권 부인을 규정하는 가운데 일본은 자위대를 군대가 아닌 조직으로 해석해 운용해 왔다. 자민당은 이를 헌법에 명시해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선거로 자민당은 중의원 개헌 발의선인 3분의 2 의석(310석)을 넘기는 319석을 확보했다. 개헌 논의가 추진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의회 기반이 형성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실제 개헌까지는 문턱이 높다. 개헌안은 참의원 3분의 2 동의와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데 참의원은 여소야대 구조다. 정치권에서는 최소 2028년 참의원 선거 이전까지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수치상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참의원 274석 가운데 개헌 우호 세력을 합치면 약 162석 확보가 가능하다. 여기에 무소속 3석이 더해지면 기준선인 165석에 도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