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딸 수 있었는데 中선수 때문에 망해”…분노 일으킨 ‘민폐 주행’
윤예림 기자
수정 2026-02-12 09:19
입력 2026-02-12 09:19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서 ‘충돌 사고’
中선수 발에 차인 네덜란드 베네마르스…메달 실패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에서 중국 선수의 ‘민폐 주행’이 나왔다. 네덜란드의 ‘기대주’ 유프 베네마르스(23)는 결국 생애 첫 올림픽 메달 기회를 날렸다.
베네마르스는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 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5위에 그쳤다.
베네마르스는 11조 인코스에서 중국 대표팀 롄쯔원(27)과 경쟁했다.
문제의 장면은 코너를 돌아 두 선수가 레인을 바꾸는 상황에서 나왔다. 인코스에서 아웃코스로 빠져나가던 롄쯔원이 베네마르스의 스케이트 날을 건드린 것이었다. 베네마르스는 순간적으로 중심을 잃고 휘청하며 가속이 줄고 말았다.
1분07초58로 레이스를 마친 그는 11조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1위로 올라서긴 했지만, 충돌 상황만 없었다면 더 좋은 기록을 노릴 수도 있었다.
베네마르스는 결승선 통과 후 기록을 확인한 뒤 분노했고, 롄쯔원을 향해 뒤돌아보며 분통을 터뜨렸다. 롄쯔원이 손을 내밀어 사과의 제스처를 취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레인을 바꿀 때는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들어오는 선수에게 우선권이 있다. 심판진은 롄쯔원이 무리하게 아웃코스로 빠져나가려다 충돌을 일으켰다고 보고 그대로 롄쯔원의 실격을 선언했다.
15조까지 모든 경기가 끝난 뒤 베네마르스의 기록은 5위였다. 베네마르스는 시상대의 마지노선인 3위를 차지한 닌중옌(중국·1분07초34)에게 0.24초 뒤졌다.
충돌 사고만 아니었다면 충분히 메달권에 들었을 것이라 확신한 베네마르스는 롄쯔원이 실격 처분을 받자 재경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미 한 차례 레이스로 힘을 소진한 베네마르스는 빙판에 홀로 나서 혼신의 레이스를 펼쳤지만, 오히려 기록이 더 나빠졌다. 막판 뒤집기에 실패한 그는 안타까움에 얼굴을 감싸 쥐었다.
“올림픽 꿈 산산조각”…코치도 “끔찍한 방해”
베네마르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내 주행 라인을 따라가고 있었는데 중국 선수가 길을 막았다”며 “완전히 망했다. 올림픽 꿈이 산산조각 나 가슴 아프고 끔찍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롄쯔원의 방해가 없었다면) 내가 메달을 땄을 거라고 믿고 있다”며 “경쟁 상대도 없는 상태에서 재경기를 한 건 불공평했다. 그래도 메달을 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재경기뿐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틀만 지나면 아무도 이 순간을 기억하지 않을 것이고 나는 메달이 없는 선수로 남게 될 것”이라며 “지금 어떤 감정인지 모르겠다. 울고 싶은데 눈물도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베네마르스는 롄쯔원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대해선 “그런 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나는 동메달, 어쩌면 은메달까지도 딸 수 있었는데 기회를 빼앗겼다”고 했다.
네덜란드 대표팀 코치 역시 “선수들은 올림픽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는데 이런 방해를 받다니 끔찍하다”며 “코치인 나조차도 받아들이기 힘든 장면이었는데, 선수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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