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자재 시장 뒤흔드는 중국발 투기 광풍, 어떻기에

황비웅 기자
황비웅 기자
수정 2026-02-15 12:00
입력 2026-02-15 12:00

WSJ, 최근 금은값이 급등한 배경으로 중국판 ‘와타나베 부인’ 지목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중국 내의 ‘무질서한 거래’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한 가운데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국제 금값과 은값이 폭락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금 현물은 31일 전장 대비 9.5% 급락한 온스당 4883.62달러, 은 현물은 전장 대비 27.7% 급락한 83.99달러에 거래되며 온스당 10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은 지난 1일 서울 시내 한 금은방에서 직원이 골드바와 실버바를 정리하는 모습. 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시장이 전례 없는 중국발 투기 광풍에 휩싸였다. 지난해 금은값이 전례 없이 치솟은 배경에 중국발 투기 세력이 있었고 원자재 시장에도 전반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 지명 과정에서의 금은값 폭락 역시 이들의 투매에 따른 것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8일(현지시간) 최근 금은값이 급등한 배경으로 중국판 ‘와타나베 부인’을 지목했다. 와타나베 부인은 엔캐리 트레이드(일본 엔화를 저금리로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로 높은 이익을 얻는 일본의 개인투자자들을 뜻한다. 중국판 와타나베 부인이 금은을 사들여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본 것이다.


15일 세계 금협회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은 지난해 약 432t의 금괴와 금화 등을 매입했다. 전년 대비 28%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해 전 세계 금 매입량의 약 3분의 1에 달한다. 2015년 약 200t 수준이었던 중국의 투자가 10년 사이 두배 이상 증가하며 금 시장의 핵심 동력이자 변동성을 키우는 변수가 됐다.

지난해 중국 금 ETF 자금 유입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하이선물거래소의 금 선물 거래량도 연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들은 금의 변동성이 커졌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이유로 금에 투자하고 있다. 금값이 너무 높다고 생각한 이들은 은에 투자하고 있다. 하마드 후세인 캐피털이코노믹스 기후·원자재 이코노미스트는 “이제는 투기적 광풍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따른 금의 변동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차기 의장에 지명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금은 가격이 수십 년 만에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던 것이 좋은 사례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번 사태의 배후로 중국 내의 ‘무질서한 거래’를 지목했다. 베선트 장관은 최근 폭스뉴스의 ‘선데이 모닝 퓨처스’에 출연해 지난주 금 시장에서 발생한 거친 변동성의 배경에 중국 트레이더들이 있다고 지목했다. 베선트 장관은 금의 움직임과 관련해 “중국 내 상황이 다소 무질서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의 금 가격 움직임을 ‘전형적인 투기적 정점(blowoff)’이라고 평가했다.

중국발 투기 수요는 원자재 시장마저 흔들고 있다. 국제 인듐 가격이 최근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런던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로테르담 거래 기준 인듐 가격이 이달 들어 ㎏당 500~600달러에 거래됐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인듐 가격은 2015년 초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지난해 9월 이후 55% 이상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인듐은 터치스크린, 첨단 반도체, 차세대 태양광 등 제조 과정에서 필수로 쓰이는 원자재다. 로이터통신은 시장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투자자들이 수요 증가를 예상하며 대규모로 투기에 나선 것이 최근 중국의 중롄진 원자재 현물 거래소의 인듐 선물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황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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