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금 병가 내는 Z세대 사절”…논란의 채용공고에 스위스 ‘시끌’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수정 2026-02-11 15:57
입력 2026-02-11 15:57
세대 차이. 아이클릭아트


스위스의 한 노인돌봄서비스 업체가 채용 공고를 내면서 “Z세대(1995~2010년생)의 지원은 받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어 논란이 일었다.

10일(현지시간) 스위스 공영방송 SRF에 따르면 취리히 인근 륌랑에 있는 돌봄서비스 업체는 지난달 구인구직 사이트에 간호팀장 채용 공고를 올리며 제목에 ‘Z세대 사절’이라고 적었다.


또 ‘Z세대 사절’ 뒷부분엔 ‘(월~금 100%)’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본문에 관련 설명이 있었는데, “월요일, 금요일에 병가를 내는 근무 문화는 사양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두고 현지에서는 ‘주말 앞뒤로 병가를 쓰는 행태 때문에 Z세대는 채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스위스 법률상 채용에 나이 제한을 두는 것은 차별 행위로 간주되지 않는다.

스위스의 한 노인돌봄서비스 업체가 채용 공고를 내면서 “Z세대(1995~2010년생)의 지원은 받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어 논란이 일었다. 노란색 부분은 ‘Z세대 사절’, ‘월요일, 금요일에 병가를 내는 근무 문화는 사양한다’는 내용. SRF 캡처


그러나 Z세대를 특정해 게으르다거나 꼼수를 쓴다는 편견을 담은 채용 공고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꾸준히 고령화가 진행된 스위스에서는 노인 요양 및 재가 돌봄 제도가 발달해 간호·간병 분야에서 숙련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해당 업체는 채용 공고 문구가 논란이 되자 별다른 입장 발표 없이 문제된 내용을 삭제했다.

컨설팅 업체 ‘제암’(Zeam)을 운영하는 Z세대 기업가 야엘 마이어(25)는 “이런 식으로 세대를 규정 짓는 건 문제”라며 Z세대가 열심히 일할 의지가 없다는 생각은 근거 없는 믿음이라고 말했다.

마이어는 “젊은 신입사원들이 야근을 꺼린다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면서 “Z세대를 이 업계에서 완전히 배제하고 노동 시장에서 그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것은 근시안적이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세대연구자 프랑수아 회플링거는 Z세대에 대해 널리 퍼진 선입견에 대해 “현실과 아무런 관련 없는 고정관념일 뿐”이라며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조차 젊은이들이 너무 게으르고 어른들 말을 안 듣는다고 불평했다”고 말했다.

회플링거는 세대 간 논쟁이 일반적으로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세대 내에서의 차이가 세대 간 차이보다 훨씬 더 두드러진다”면서 “교육 수준과 가정 환경 등이 이러한 차이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모든 연령대에서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결근이 늘었다.

2024년 연령별 병가 일수는 55∼64세가 평균 10.6일로 가장 많았다. Z세대로 지목되는 15∼24세가 평균 9.5일, 25∼34세가 평균 8.2일로 뒤를 이었다.

회플링거는 세대 간에 성취에 대한 인식 차이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젊은 세대는 일과 가정, 여가 사이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는 반면, 기성세대는 주 40~60시간씩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근무 방식이 삶의 질을 희생시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회플링거는 젊은이들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본다. 그는 “그들은 부모님과 조부모님 세대로부터 그런 방식이 장기적으로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결국 아무도 사무실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고 불평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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