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 “선 통합 찬성 지자체만 시행”…‘주민투표’ 첫 요청

박승기 기자
박승기 기자
수정 2026-02-11 15:24
입력 2026-02-11 15:24

12일 국회 행안위 소위 심의 앞두고 전격 요청
‘선 통합 후 보완’ 방침 속 특별법 통과 ‘안갯속’

이장우 대전시장이 11일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실시를 행정안전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의 일방적 행정통합 추진에 대한 반발이 거센 가운데 대전시가 통합 대상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 ‘주민투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선 통합 후 보완’ 방침을 밝혔고 주민투표가 의무 규정이 아닌데다 시기적으로도 촉박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나 지자체의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는, 혼란 상황을 맞게 됐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11일 대전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에 대한 주민투표 실시를 행정안전부에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대전시의회는 전날 임시회를 개최해 ‘대전·충남 행정통합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을 의결해 이 시장에게 전달한 바 있다.


이 시장은 “행정통합의 순수한 철학이 배제되고 정치적 도구로 전락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 결여에 대한 지역 내 우려와 저항이 거세지고 있다”며 “시민의 뜻에 반하는 통합은 하지 않겠다. 통합의 주체인 시민이 배제되고 정치적 계산으로 추진되는 일방적 졸속 통합에 단 한 발짝도 나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 전자 청원 주민투표 실시 동의에 1만 8000여명, 시의회에 접수된 주민투표 요구 1536건, 지난해 12월 대전시의회의 여론조사에서 시민 67.8%가 주민투표를 요구한 사실 등을 언급했다.

조원휘(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 대전시의회 의장과 시의원들이 11일 이장우(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 대전시장에게 전날 임시회에서 의결한 ‘대전·충남 행정통합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을 전달했다.




현행 주민투표법 8조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은 행정구역 통폐합 같은 국가 사무의 경우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주민투표를 요청할 수 있다. 주민투표는 지방선거(6월 3일) 60일 전인 4월 4일까지 실시해야 한다. 다만 지방의회 의결(의견 청취)로 대신할 수 있는데 대전시의회는 지난해 의견 청취가 이뤄졌다. 더욱이 주민투표를 진행하려면 국회 심의를 중단해야 하는데 여당은 이달 26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어서 갈등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140억원으로 추산되는 주민투표 비용도 부담이다.

이 시장은 “행안부 장관이 20일까지 결정하면 절차를 거쳐 3월 25일에 끝낼 수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행정통합기본법을 만들어 여야 특위에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선 통합 후 보완’에 찬성하는 지자체 먼저 통합하는 방법도 있다”고 주장했다.

‘대전·충남이 부산·경남처럼 (통합이) 어려울 수 있겠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는 지난 6일 윤호중 행안부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특정 지역만 갈 수 있다는 ‘압박’”이라면서도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되지 않고 권한 이양이 제대로 담보되지 않는 통합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심의 중인 특별법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 시장은 “번갯불에 콩 볶듯 진행하는 입법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주민투표 절차를 수용하라”며 “국회 행안위 소위 수정안 등에 대해 시의회에 의견 청취를 요청해 철저히 검증하는 등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전 박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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