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 최대 25% 급감’… 제주도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경고등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2-11 14:00
입력 2026-02-11 10:59
재학생 1년 새 10% 급감… 브랭섬홀 25% 뚝
비인가 국제학교·해외 명문 유학 이탈 가속
5번째 국제학교 상반기 착공예정 돌파구 주목
해외명문 유학 가속, 비인가국제학교 이탈 등 원인
학령인구 감소· 의료·쇼핑 등 정주 인프라 부족 지적
제주도 국제학교장들과 간담회… 위기 타개방안 모색
비인가 국제학교 규제 협의, 제주-인천 직항 검토 추진
제주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들이 ‘학생수 급감’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1년새 재학생이 10% 넘게 줄어들면서 ‘유학 대체 모델’로 불리던 영어교육도시의 지속가능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실제 학교현장은 학생 유출에 가라앉은 분위기다.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4개 국제학교 재학생은 2024년 4613명에서 2025년 4131명으로 1년 만에 10.4% 감소했다. 특히 브랭섬홀 아시아(BHA)는 1189명에서 886명으로 무려 25.5% 급감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10일 국제학교장 간담회를 직접 주재했다. 간담회에는 한국국제학교 제주(KIS),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 제주(NLCS), 브랭섬홀 아시아(BHA),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JA) 등 4개 국제학교 총교장과 운영법인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국제학교는 영어교육도시의 핵심 인프라다.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지난해 6월 PwC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국제학교는 연간 약 2958억원의 소득 창출 효과와 2만 5540명 취업 유발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이후 유학수지 개선 효과도 1조 4165억원에 달한다. 실제 서귀포시 대정읍 인구 역시 국제학교 개교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급격히 식고 있다.
학교별 감소폭을 보면 KIS가 2024~2025년 1060명에서 2025~2026년 988명으로 6.8% 감소했다. NLCS는 1305명에서 1282명으로 1.8%, BHA 1189명에서 886명으로 25.5%, SJA 1059명에서 975명으로 7.9%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사 수도 함께 감소했다. NLCS 14.1%, BHA 15.9%, SJA 13.6% 감소 등 교육 인력 축소도 현실화됐다.
간담회에선 위기의 원인으로 학령인구 감소, 비인가 국제학교 이탈, 정주 인프라 부족 등을 꼽았다. 국제학교 측은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전국 200여 개에 달하는 비인가 국제학교 확산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비인가 국제학교는 교육청 인가를 받지 않은 사설 교육기관으로, 국내 학력은 인정되지 않지만 해외 대학 진학프로그램을 운영해 진학이 가능하고 국제학교보다 상대적으로 학비가 저렴해 학부모들 사이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레어 리 BHA 총교장은 “전국 200여 개 비인가 국제학교가 운영돼 인가 학교에서 학생들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도와 중앙정부의 규제 강화를 요청했다.
그러나 영어교육도시 졸업생 학부모 A씨는 “학생 감소는 단일 요인이 아니라 학령인구 감소, 교육 선택 다양화, 해외 유학 회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며 “최근에는 해외 명문학교 진학을 위해 떠나거나, 가족과 떨어지기 싫어 육지 국제학교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상위 10%내 소득층 자녀가 재학하는 만큼 의료시설, 제주~인천 직항 노선, 여가시설 등 학부모들의 정주할 수 있는 생활인프라를 확충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국제학교 경쟁력 강화는 영어교육도시 전체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국가 과제”라며“비인가 국제학교 대응, 해외 공동 마케팅, 의료 인프라 확충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영어교육도시에는 다섯 번째 국제학교가 7년 만에 들어설 예정이다. 조지아주 과학명문학교로 알려진 미국 풀턴 사이언스 아카데미 애서튼(FSAA)으로 학생 1354명 규모로 2028년 8월 개교 예정이다.
이 학교는 영어교육도시에서 순수 민간자본으로 설립되는 첫 국제학교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등 압박으로 올해 상반기로 다소 착공이 늦춰졌지면 영어교육도시의 인기를 되찾는 돌파구가 될 지 주목된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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