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빗썸 현장점검서 검사로 전환… ‘오지급 사태’ 사흘 만 수위 격상

김예슬 기자
수정 2026-02-10 15:03
입력 2026-02-10 15:01
장부·보유 물량 정합성 점검… 내부통제 들여다봐
수수료 면제에 거래대금 유입… 점유율 30%대 회복금융감독원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의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와 관련해 현장 점검에서 검사로 전격 전환했다. 단순 사고 대응을 넘어 거래소의 장부 관리와 내부통제 체계 전반을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로, 가상자산 거래소 감독 기준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사고 발생 다음 날인 지난 7일부터 빗썸에 대한 현장 점검을 진행해 오다 이날부터 정식 검사로 전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빗썸에 통보했고, 이날부터 검사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현장 점검 개시 사흘 만에 검사로 격상된 것은 점검 과정에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상 위반 소지가 확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예고한 절차에 따른 조치라는 것이다.
검사의 핵심은 장부상 물량과 실제 보유 물량(잔액)의 정합성이다. 중앙화 거래소(CEX)는 고객이 입금한 코인을 자체 지갑에 보관한 뒤, 매매가 이뤄질 때마다 블록체인에 즉시 기록하지 않고 전산 장부상의 잔고만 변경하는 이른바 ‘장부 거래’ 방식으로 운영된다. 당국은 실제 보유 규모를 크게 웃도는 비트코인이 지급된 경위와 함께, 장부 수량과 지갑 잔액을 대조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빗썸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빗썸은 내부 장부 수량과 실제 코인 지갑 잔액을 대조하는 정합 작업을 하루 1차례, 전날 거래 내역을 다음날 오후에 완료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실무자 1명의 클릭으로 대규모 코인 지급이 가능했던 시스템 구조와 내부 승인·통제 절차 역시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 업비트가 5분 단위로 보유 잔액과 장부 수량을 상시 대조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밝힌 점과 대비되는 만큼, 거래소별 내부통제 격차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한편 사고 이후 빗썸의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오히려 늘어나는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가상자산 정보 제공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빗썸의 시장 점유율은 31.5%로 집계됐다. 가상자산은 주식과 달리 24시간 거래되지만, 통상 오전 9시를 새로운 거래일의 기준 시점으로 삼는 점을 감안한 수치다. 빗썸 점유율은 비트코인 오지급 당일인 지난 6일 28.0%에서 이튿날 21.7%로 하락했다가 8일 26.8%로 반등한 뒤 9일 들어 30%대를 회복했다. 반면 업비트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66.8%에서 52.9%까지 낮아지며, 독과점에 가까웠던 점유율이 50%대로 내려온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는 빗썸이 9일 0시부터 일주일간 비트코인을 포함한 전 종목 거래 수수료를 면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평소 0.25%의 거래 수수료를 받던 빗썸이 수수료를 없애자 단기 매매를 중심으로 거래가 늘었다는 것이다.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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