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 퍼진 연대 메시지…한국계 미국 대표 클로이 김 “사랑·연민의 목소리 낼 것”

서진솔 기자
서진솔 기자
수정 2026-02-10 17:06
입력 2026-02-10 13:41
미국 스노보드 국가대표 클로이 김(왼쪽 사진)이 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동료와 포옹하며 웃고 있다.
리비뇨 AP 연합뉴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미국 이민자 정책에 대한 비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희생자 추모 등 정치적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한국계 이민자 2세이자 미국 스노보드 국가대표 클로이 김은 “우리가 연대하고 서로 지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인 부모를 둔 클로이 김은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예선을 앞둔 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해 “미국은 제 가족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조국을 대표할 수 있어 정말 자랑스럽다”면서도 “우리가 사랑과 연민을 보여줘야 하는 사안에 대해선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종목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세계 정상급 선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프리스타일 스키 대표 헌터 헤스에 대해 저격 발언하면서 미국 내 이민자 단속 강화 정책에 관한 논쟁이 이탈리아로 확산했다. 헤스가 “성조기를 달았다고 미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걸 대표하는 건 아니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한심한 패배자”라며 그를 비난했다.

중국 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 구아이링도 9일 슬로프스타일 은메달을 따낸 뒤 헤스를 응원했다.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구아이링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중국 대표로 2관왕에 올랐으나 국적 선택 문제를 두고 미·중 양쪽에서 비난 여론에 시달렸다. 그는 “저도 논쟁에 휘말려 봐서 이길 수 없는 언론 전쟁에 휘말린 헤스의 심경을 잘 안다”며 “올림픽 정신에 어긋나는 논란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코르티나 슬라이딩센터에서 훈련하는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대표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 그는 헬멧에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사망한 동료들의 사진을 인쇄했다.
코르티나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국가대표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 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국기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밀라노 AP 연합뉴스


이번 올림픽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희생된 스포츠 선수들이 기려지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대표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는 이날 코르티나 슬라이딩센터에서 동료들의 사진이 덧입혀진 헬멧을 쓰고 훈련했다. 그가 “제 친구”라고 소개한 이들은 알리나 페레후도바(역도), 파블로 이셴코(복싱), 올렉시이 로기노프(아이스하키) 등 사망한 선수들이었다.

개막식 기수로 나섰던 헤라스케비치는 “올림픽을 통해 전쟁을 잊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며 대회 기간 우크라이나의 비극적인 상황을 알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한다’는 문구를 들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정치적 선전을 금지하는 올림픽 헌장 제50조를 이유로 사망자가 그려진 헬멧을 사용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SNS를 통해 드미트로 샤르파르(피겨스케이팅), 예브헨 말리셰프(바이애슬론) 등 러시아에 의해 희생당한 선수들을 추가로 언급하며 “투쟁에 관한 진실은 정치적인 행위로 치부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평화와 생명을 위하는 올림픽의 역사적 사명과 이를 전파하는 스포츠의 세계적 역할에 충실하다”고 덧붙였다.

서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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