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 팔아 서울 집 샀다’ 6·27 대책 이후 2조 넘게 이동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수정 2026-02-10 10:37
입력 2026-02-10 10:37

국토교통위 김종양 의원실·국토교통부 자료
‘규제 강화’·코스피 4000에 5760억원 ‘집값’으로

3일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2026.2.3 이지훈 기자


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한 6·27 대책이 나온 직후 6개월 사이 2조원이 넘는 주식·채권 매각 대금이 서울 주택 매수 자금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부동산에 쏠린 돈을 자본시장으로 움직이려 하지만 오히려 안전자산인 부동산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이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의 서울 주택 매수 자금조달계획서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6·27 대책이 시행된 직후인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서울 주택 매수에 활용된 주식·채권 매각 대금은 2조 948억원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계획서는 주택 취득 자금의 출처를 밝히기 위해 규제지역 내 모든 주택과 비규제지역의 6억원 이상 주택을 매매 계약한 뒤 30일 안에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하는 서류다. 규제지역에서는 2020년 10월 27일부터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됐다.

주식·채권을 통한 서울주택 매수 자금은 2021년 2조 58억원에서 2022년 5765억원으로 줄었다가 2023년 1조 592억원, 2024년 2조 2545억원, 2025년 3조 8916억원으로 계속 늘었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동안 서울 주택을 매수하는 데 들어간 주식·채권 매각 대금은 2조 3966억원으로 조사됐다.

월별로는 지난해 7월 1945억원, 8월 1841억원에서 9월 4631억원으로 늘었고, 10월에는 5760억원으로 더 늘어났다. 이어 11월 2995억원, 12월 3777억원, 지난달 3018억원 등이었다.



지난해 10월은 정부가 10·15 대책으로 규제지역과 수도권에서 각각 15억원과 2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4억원, 2억원까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한 시기이면서 사상 최초로 코스피 지수가 4000을 넘은 달이기도 하다. 강력한 대출 규제로 금융권에서 주택 매수 자금 조달이 어렵게 되자 주식 차익을 실현한 돈으로 주택을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개월 동안 주식·채권을 팔아 서울 주택을 사들인 금액은 강남구(3784억원)로 가장 많이 유입됐다. 또 같은 기간 강남·서초·송파로 흘러 들어간 주식·채권 매각 금액은 9098억원으로 전체의 37.9%에 달했다.

허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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