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장관 “대미투자 입법되면 관세인상 유예될 것”

강주리 기자
수정 2026-02-09 19:37
입력 2026-02-09 19:37
김정관 산업부 장관, 기자단 백브리핑
美에 日과 달리 ‘법 통과돼야 진행’ 이해시켜대미투자 1호는 원자력 등 여러 가지 논의
한전-한수원 일원화로 ‘원팀코리아’ 협업
쿠팡 유출 문제 대미투자와 분리해 봐야
쿠팡 문제 역지사지로 설명하니 美 수긍
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9일 “대미투자특별법이 우리 국회에서 처리되면 미국의 관세 인상이 유예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가 쿠팡의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한국이 미국 기업을 역차별한다”고 압박하고 나선 데 대해선 “쿠팡에 대한 수사는 대미투자나 비관세 장벽과 분리해서 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단 백브리핑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지난주 두 차례 화상 회의를 했다”면서 “3월 초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여야가 합의해준 것을 미국과 공유하고 있고 러트닉 장관이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조금씩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미투자특위 구성, 다음달 9일 합의 처리김 장관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하지 않는다. 한국산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언급한 이후 미국으로 급파돼 설득에 나섰다. 김 장관은 “당시 미국은 지난해 11월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됐으면 12월쯤 뭔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한국은 12월 예산 국회, 1월엔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청문회로 여야 간 긴장 관계에 있어 이제야 법안 처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은 법이 없어도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지만 한국은 국회에서 법이 통과돼야 한다는 점도 이해시켰다”고 했다.
국회는 이날 대미 관세 협상의 후속 조치를 다루는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특위 활동 기한인 다음달 9일 이전에 여야 합의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장관은 미국의 관세 인상을 위한 관보 게재 움직임에 대해 “보통 관보 게재까지 3일이나 일주일이 걸리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2주일 이상이 흘렀는데도 관보 게재가 되지 않은 건 그간 다각적인 노력이 미국 측에 전달된 측면이 있다”며 “관세 인상 없이 해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에 대해 김 장관은 “프로젝트는 몇 가지 안을 놓고 논의 중”이라며 “원자력 등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논의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원전 시장에 기회가 많이 생겼다”면서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일원화 문제를 1분기 안에 해결해 원팀코리아 협업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美 자국 성인 80% 개인정보 해외 유출됐다면
어떻게 했겠느냐 ‘역지사지’ 입장에 美 수긍”김 장관은 미 하원 법제사법위원회가 오는 23일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를 소환해 한국의 미국 기업 차별 문제를 조사하려는 데 대해서는 “비관세 장벽은 쿠팡과 상관없이 관련 부처 간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공화당 소속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은 “쿠팡을 겨냥한 조치와 미국인 임원(로저스 대표)에 대한 잠재적 기소 가능성은 한국과의 약속과 정면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JD 밴스 미 부통령도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쿠팡에 대한 한국의 태도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미국 회사가 보유한 자국 성인 80%의 정보가 해외로 유출됐다면 어떻게 했겠느냐며 ‘역지사지’의 입장을 전달했고 미국 측도 어느 정도 수긍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최악의 상황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미국 측이 대미투자특별법 지연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뭔가 건수가 있으면 이참에 ‘숟가락을 얹어서’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소 한국에 대해 아쉬워하던 부분들을 이번 기회에 한꺼번에 쏟아내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김 장관은 “올해 내내 이런 불확실한 상황이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면서 “불확실성을 관리해 나가는 것 외에 특별한 해결책은 없다. 관세 합의를 구두로만 한 게 아니라 서명을 통해서 한 것이라 성실하게 지켜지면 양국 간의 관세 문제도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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