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펀딩으로 선수생활 이어가던 목수 출신 폰 알멘, 스위스에 남자 활강 금메달 안겼다

이제훈 기자
수정 2026-02-08 11:27
입력 2026-02-08 11:27
목수 출신으로 17세 때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크라우드펀딩으로 어렵게 선수생활을 이어가던 스위스의 프란요 폰 알멘(24)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전체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폰 알멘은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보르미오의 스텔비오 스키 센터에서 열린 대회 알파인 스키 남자 활강 경기에서 1분 51초 6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2위인 이탈리아의 조반니 프란초니와는 단 0.2초 차이였다.
7000여명의 홈팬의 열렬한 응원 속에 조반니 프란초니(1분51초81), 동메달은 도미니크 파리스(1분52초11·이상 이탈리아)가 각각 차지했다. 특히 36살 파리스의 경우 5번째 올림픽 출전에서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엇보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폰 알멘이 스위스의 전문 목수 교육과정에서 4년간 교육을 받은 정식 목수로 스키 선수로 활동하면서도 여름에는 건설 현장에서 목수로 생계를 유지하고 체력을 단련한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눈위의 조각가’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면서 어려운 환경속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출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했다.
2023년부터는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뛴 폰 알멘은 지난해 2월 오스트리아 잘바흐에서 열린 알파인 스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활강 챔피언에 오르고 팀 복합 우승에도 기여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금메달을 따낸 뒤 폰 알멘은 “영화처럼 느껴진다. 비현실적이다. 어떤 의미인지 말로 표현할 수도 없을 정도”라면서 “올림픽 첫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더 나은 상상을 할 수 있을까. 며칠이 지나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기뻐했다.
선수생활을 간신히 이어갔던 힘들었던 시절에 대해 그는 “나에게 그 장은 끝났다. 지금 하는 일과 앞으로 다가올 것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거침없고 위험을 감수하는 주행 스타일 덕분에 동료들 사이에서 ‘미친(Crazy) 스키어’라고도 불리는 그는 명문 스키 트레이닝 스쿨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폰 알멘은 역대급 난코스로 불린 이번 대회에서 스타트 구간을 11초09로 통과하며 압도적인 속도를 보여줬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세계랭킹 1위였던 마르코 오데르마트(스위스)는 아쉽게도 4위에 올라 메달획득에는 실패했다.
이제훈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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