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성화, 하나의 올림픽…밀라노·코르티나 화려한 개막

김유민 기자
수정 2026-02-07 11:39
입력 2026-02-07 07:34
이번 개막식은 도시와 자연, 인간과 기술이 하나 되는 감동적인 무대를 통해 전 세계에 평화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한다. 2026.02.07. 뉴시스
사상 처음으로 두 개의 성화대가 동시에 점화됐다. 분산 개최라는 현실 속에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조화’와 ‘화합’이라는 메시지로 화려한 개막을 알렸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7일 오전(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개회식을 열고 16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이번 대회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복수 도시에서 분산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이다.
개회식 역시 하나의 공간에 머물지 않았다.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과 코르티나담페초 디보나 광장을 비롯해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빙상 종목이 열리는 밀라노와 컬링·설상 종목이 펼쳐지는 코르티나담페초는 직선 거리만 400㎞ 이상 떨어져 있어, 선수 전원이 한자리에 모이기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한 구성이다.
성화대도 두 곳에 설치됐다. 밀라노의 ‘평화의 아치’(아르코 델라 파체)와 코르티나담페초의 디보나 광장에서 각각 불을 밝혔다. 단일 올림픽 공식 명칭에 두 개의 도시 이름이 들어간 것도, 두 개의 성화대가 동시에 점화된 것도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이번 개막식은 도시와 자연, 인간과 기술이 하나 되는 감동적인 무대를 통해 전 세계에 평화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한다. 2026.02.07. 뉴시스
조직위원회는 개회식의 주제를 ‘조화’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아르모니아(Armonia)’로 정했다. 무대는 16세기 이탈리아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의 작품 세계에서 출발했다. ‘큐피드와 프시케’ 신화를 바탕으로 한 무용 공연이 인간과 신, 도시와 도시의 조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이어 주세페 베르디, 자코모 푸치니, 조아키노 로시니 등 이탈리아 음악사를 대표하는 거장들이 형상화된 퍼포먼스가 펼쳐졌고, 음표 모양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무대를 채웠다. 고대 로마와 르네상스를 아우르는 이탈리아 역사 캐릭터 퍼레이드가 이어진 뒤에는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가 등장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커스티 코번트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입장 이후에는 지난해 별세한 패션 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기리는 추모 무대가 이어졌다. 아르마니가 디자인한 의상을 입은 모델들이 산시로 스타디움을 런웨이로 만들며 이탈리아 국기를 상징하는 초록·흰색·빨간색으로 경기장을 물들였다.
92개국 선수단 입장은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 리비뇨 스노 파크, 프레다초 스키점프 스타디움 등 네 곳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한국 선수단은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피겨스케이팅 차준환(서울시청)과 스피드스케이팅 박지우(강원도청)가 공동 기수로 나서 22번째로 입장했다.
마지막으로 입장한 개최국 이탈리아 선수단은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에서 각각 두 명씩, 총 네 명의 기수를 앞세우며 분산 개최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개회 선언 이후에는 세계적인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의 공연 속에 성화 봉송 장면이 연출됐다. ‘통가 근육맨’으로 알려진 피타 타우파토푸아를 비롯한 10명의 기수가 오륜기를 들고 입장했고, 올림픽 정신을 상징하는 인사들이 각지에서 오륜기 기수로 나섰다.
이후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에 설치된 두 개의 성화대가 동시에 점화되며 개회식의 정점을 찍었다. 성화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으로 알려진 ‘매듭(Knots)’에서 착안한 구 형태 구조물로 제작됐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8개 종목, 16개 세부 종목에서 116개의 금메달을 놓고 22일까지 이어진다.
김유민 기자
관련기사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