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주택조합 환불약정 효력 없어도 계약유지 행위 했으면 반환 불가”
하종민 기자
수정 2026-02-08 09:00
입력 2026-02-08 09:00
효력 없는 약정 믿고 조합 가입…개발은 정상 진행
1·2심 원고 승소 “약정 가입은 중요 부분 착오 해당”
대법, 파기환송…“사업 정상 진행 시 환불사유 없어”
지역주택조합 가입 시 체결된 환불보장약정이 총회 의결이 없어 무효라고 하더라도, 조합 가입 유지를 원했다면 분담금을 환불받을 수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8일 원고 A씨가 대전선화지역주택조합에 청구한 부당이득 반환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원고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인용한 원심 판결에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대전선화주택조합 가입 당시 A씨는 ‘2021년 12월 31일까지 지역주택 조합설립 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조합원 납부금 전액을 환불한다’는 내용의 환불보장약정을 바탕으로 조합원이 됐다. 이후 그는 2021년 4월과 7월, 11월에 총 1억 340만원의 분담금을 납부했다. 조합은 같은 해 10월 29일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 약정에서 보장한 환불 조건은 성립하지 않게 됐다.
다만 해당 약정은 조합원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 효력이 없었고, 이를 알게 된 A씨는 조합을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원고 승소 판결하며 주택조합이 A씨에게 분담금 1억 340만원과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A씨가 약정이 유효한 것으로 믿고 조합에 가입한 것은 중요 부분의 착오에 해당하고, 그 착오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허용할 수 없다며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했다. 조합원이 약정을 체결하는 주된 이유는 사업 실패로 인한 손해를 최소화하려는 것이지, 분담금 반환을 절대적으로 보장받는 데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특히 대전선화주택조합은 2021년 10월 설립 인가를 받아 환불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고, A씨도 조합 설립 인가 후인 2021년 11월에 분담금을 납부한 만큼 조합 가입 계약을 유지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대법원은 “약정의 주된 목적은 조합으로 하여금 조합설립 인가를 받게 해 주택건설사업의 후속 절차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라며 “피고는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기한 전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고, 주택건설 사업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는 뚜렷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상고심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5월 해당 사건과 비슷한 사건에서도 같은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환불보장약정에 따른 환불이 가능한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조합가입계약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만한 선행행위를 했다면, 조합원이 약정 무효를 이유로 분담금 반환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는 모순행위”라고 밝혔다.
하종민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