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인 300명 체포했다고?” 구금 작전 몰랐다…막후 실세 정체는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2-05 17:55
입력 2026-02-05 17:26

조지아 韓공장 근로자 체포 사태
‘실세’ 밀러 부비서실장의 독주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연합뉴스


가족과 포옹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가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주차장에서 가족과 만나고 있다. 2025.9.12 홍윤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대규모 체포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9월 4일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약 300명을 체포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작전을 알지 못했다.

매체는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체포된 근로자들의 석방을 요청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그 사건에 대해 당국의 기자회견 직전에야 들었다”며 “아는 것이 없다”고 답변했던 것과 일치한다.



그는 지난달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도 조지아 사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밀러 부비서실장, 강경 이민정책 설계자…백악관 실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종료하는 예산안 서명을 앞두고 있다. 2026.2.3 워싱턴 AP 연합뉴스


실제로 조지아 사태 트럼프 행정부 이민 단속의 핵심 인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있었다고 한다.

‘정권 실세’로 불리는 밀러 부비서실장은 트럼프 2기 강경 이민정책을 설계하며 ‘하루 3000명 추방’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4년 기록(연간 40만명)을 넘어 ‘연간 100만명 추방’을 겨냥한 것이다. 다만 실제 추방 실적은 ICE 내부 자료 기준 47만 5000명, 국토안보부 발표 기준 67만 5000명 수준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조지아 사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공장과 농장에서의 대규모 체포 작전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음에도 밀러 부비서실장은 계속해서 대규모 단속을 밀어붙였다.

논란이 된 ‘적성국 국민법’을 적용해 이민자들을 엘살바도르 교도소로 추방하는 방안, 이민자들이 일용직 일감을 구하러 모이는 장소를 급습하는 ‘홈디포 작전’도 그의 구상에서 나왔다.

미네소타주에서 ‘소말리아계 사기범 추방’을 명목으로 대규모 ICE 요원을 투입하고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을 주도한 것도 밀러 부비서실장이다.

지난달에는 이민 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사망한 알렉스 프레티에 대해 현장 보고를 받자마자 그를 ‘요원 암살시도범’,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SNS 글을 올려 정치적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밀러 부비서실장의 강경 일변도 반이민 정책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라는 역풍을 불러왔다.

트럼프 대통령조차 주변에 ‘일부 사안에서 밀러가 너무 나갔다’는 취지로 불평했다고 한다.

심상치 않은 여론에 트럼프 대통령은 “좀 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민단속 넘어 외교사안까지 관여…거처도 軍기지로 옮겨”
스티븐 밀러 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27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아이오와로 향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2026.1.27 메릴랜드 AP 연합뉴스


밀러 부비서실장은 국토안보보좌관 겸직자로서의 업무 범위를 넘어 남미 마약운반선 격침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그린란드 영유권 확보를 앞장서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전 승인 없이 “그린란드의 미래를 두고 미국과 군사적으로 싸울 나라는 없다”고 발언했다.

이후 밀러 부실장이 또 다른 TV 채널에서 베네수엘라 문제에 대해 발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외교 정책을 담당하지 않는다”며 인터뷰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백악관 내에서 밀러 부비서실장의 위세는 여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도 여전히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밀러 부비서실장은 미 비밀경호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 버지니아주 알링턴 자택 앞에서 시위가 이어지자 가족의 거처를 군 기지로 옮겼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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