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의회 통합 반대에 체면 구긴 전북 국회의원들

임송학 기자
수정 2026-02-05 17:52
입력 2026-02-05 14:56
정동영 장관, 이성윤 최고위원까지 나섰으나 빈손
안호영 의원 찬성 선회에 완주군의회 규탄 후폭풍
국회의원, 지방의회 영향력 없어 통제력 상실 평가
전북 전주·완주 통합을 둘러싸고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대거 찬성 분위기 조성에 나섰으나 완주군의회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는 평가다. 지방선거를 코 앞에 두고도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역 정치권 최상층부의 결정이 기초의원들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해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5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에 지역구를 둔 10명의 민주당 국회의원이 모두 전주·완주 행정통합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까지 통합을 반대하던 안호영(완주·무주·진안) 의원마저 찬성으로 돌아섰다.
반나절도 못가 약발 떨어진 안호영 의원 통합 찬성 기자회견정동영 통일부 장관(전주병)과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전주을), 안호영 의원 등은 지난 2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주·완주 통합을 찬성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회견문에는 전주갑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통합에 뜻을 함께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전북지역 중량급 정치인들의 회견을 계기로 답보상태에 머물러있던 전주·완주 통합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이 나왔다.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겼던 안 의원이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기 때문이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지역 정치권의 용단을 적극 환영하며 경의를 표한다는 기자회견까지 가졌다.
하지만 중진 정치인들의 통합 찬성 발표는 불과 3시간도 안돼 물거너가는 분위기로 반전됐다. 완주군민과 완주군의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한나절 천하로 끝나고 말았다. 오히려 다소 잠잠했던 완주군민들의 반대 여론에 불을 붙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믿고 따랐던 지역구 국회의원의 입장 선회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망이 나온다.
실제로 완주전주통합반대완주군민대책위는 안호영 국회의원의 행정통합 추진 발표를 규탄했다. 이들은 “완주군민 동의 없는 통합을 반대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자리에는 통합에 결사반대한 완주군의회 의원 11명이 전원 참석했다.
유의식 완주군의회 의장은 “군의원 모두 통합 결사반대에는 변함이 없다. 기존과 변화된 상황이 없는데 군의원들이 명분도 없이 반대 입장을 찬성으로 바꿀 수 없다”고 밝혔다.
통합에 반대하며 삭발식을 하고 완주·전주가 통합할 경우 모든 군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천명한 결의안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완주군수, 완주군의원, 군수 입지자 통합 반대 한목소리유희태 완주군수 역시 기자회견에서 “행정, 군의회, 지역사회와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뤄지기 전에 입장이 발표된 점은 유감”이라며 “지역의 미래와 군민의 삶에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은 지역 숙의 및 의견 수렴 과정이 충분히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의 찬성 입장에 동조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돈승, 서남용, 국영석, 임상규 씨등 완주군수 출마 입지자들도 군민의 선택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통합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완주군민 A씨는 “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안 의원이 통합에 찬성하는 것은 표가 많은 전주시민의 환심을 사기 위한 정치쇼로 보여진다”고 평가절하했다. 국회의원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통합논의에 다시 불을 붙여 주민 갈등을 부추킨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정동영 장관 행보도 힘 못받아 재평가 도마위안 의원이 전주·완주 통합에 찬성하도록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통일부 정동영 장관의 행보도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전북 발전을 위한 결정이라 할지라도 완주군민의 뜻을 거슬러 윗선에서 끌고가려는 행정통합은 정치인의 덕목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실제로, 정 장관은 지난 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기초 자치단체 통합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구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지역 자치단체장들과 만나 논의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내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 장관의 요청에 “나중에 판단해 보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는 재검토하겠다기보다 부정적 사인을 준 것으로 읽혀진다는 분석이다.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에 행안부로부터 완주군의회가 통합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정보를 미리 보고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완주군민들은 “전주·완주 통합을 정치적 목적 달성의 수단으로 삼지 말고 진정성있게 접근해야 군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라며 “정치권이 주민의 뜻을 제대로 읽고 무겁게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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