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키워 제주에 붙잡는다”… 제주형 협약고 모델 가동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2-05 07:34
입력 2026-02-05 07:34
도-교육청-제주대-두산에너빌리티 등 6개 기관 업무협약
서귀포산과고 ‘제주형 협약고’ 지정… 맞춤형 교육 추진
제주 고등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일자리를 찾아 육지로 떠나는 대신, 고향에서 신재생에너지 전문가로 성장할 길이 열렸다.
지역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학교에서 길러 기업이 채용하고, 다시 지역에 정착시키겠다는 이른바 고질적인 ‘인재 유출의 섬’ 구조를 바꾸겠다는 실험이 시작됐다.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은 4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제주대, 두산에너빌리티, 제주에너지공사, 서귀포산업과학고와 함께 ‘제주형 협약고등학교(에너지 분야)’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교육·산업·기업이 한 축으로 묶여 지역 전략산업 맞춤형 인력을 직접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협약은 교육부가 추진하는 ‘지역 정주형 인재 양성’ 정책의 현장형 모델이다. 학교는 산업이 원하는 인재를 길러내고, 기업은 채용과 육성으로 이어가며, 지자체는 이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구조다. 말 그대로 교육·산업·고용을 하나로 묶는 모델이다.
도와 교육청은 서귀포산업과학고를 협약고로 지정해 에너지 분야 전문 인력 양성에 집중 투자한다. 학생들은 신재생에너지 설비 교육과 전기기능사 등 자격 취득을 통해 현장형 기술을 갖추고, 졸업 후 지역 기업 취업이나 대학 진학으로 전문 인력 경로를 이어가게 된다.
협약 기관들은 추진단과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교육과정 설계부터 취업 연계, 장비 투자, 성과 관리까지 공동으로 운영한다. 단순 교육 협력이 아니라 ‘취업-성장-정착’까지 설계된 구조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제주 아이들이 고향에서 배우고, 지역 대기업과 공기업에서 일하며 정착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며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과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에 따라 전문 인력 수요는 급증할 것”이라고 했다.
김광수 도 교육감은 “교육과 취업이 선순환되는 지역 인재 양성 체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기업도 지역 인재 확보에 적극적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9월 제주시에 전국 풍력발전기 제조사 최초로 통합관제센터를 개소하고 제주 지역인재 24명을 채용해 운영 중이다.
제주에너지공사 역시 현장 교육 지원을 약속했다. 최명동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은 “제주 학생들이 현장 중심의 생생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공사가 보유한 자원과 역량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제주 에너지 산업의 든든한 가이드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문경삼 서귀포산과고 교장은 “올해부터 에너지 분야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교에서도 설비보전 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번 협약은 제주가 추진 중인 ‘에너지 대전환’ 정책과 맞물려 의미가 크다. 도는 2035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산업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대규모 에너지 전문 인력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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