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에 속아 ‘셀프 감금’ 전문직… 18억 송금 직전 경찰에 구출

민경석 기자
수정 2026-02-04 15:30
입력 2026-02-04 15:02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속아 일주일 동안 스스로를 감금한 채로 거액을 잃을 뻔한 전문직 남성이 경찰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4일 대구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1시쯤 ‘지인인 40대 남성 A씨가 전화로 자꾸 횡설수설하며 연락을 피하려고 한다’는 내용의 보이스피싱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A씨에게 연락해 보이스피싱 범죄 예시를 보여주는 등 끈질긴 설득과 위치추적을 통해 A씨의 소재지 파악에 나섰고, 신고 1시간 만인 같은 날 낮 12시쯤 대구 달서구 한 원룸에 있던 A씨를 찾아냈다.
수사기관을 사칭한 범죄 조직에게 속아 일주일 째 ‘셀프 감금’ 중이었던 A씨는 경찰도 선뜻 믿지 못하는 상태였다. A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당신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돼 구속 수사해야 한다. 다만 당분간은 기회를 주겠다. 보호관찰로 대신할 테니 대구 달서구의 한 원룸을 단기 임차하라”고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경찰관이 경찰신분증을 제시하고 직접 112에 전화를 걸어 신분을 확인시켜주자, A씨는 그제야 자신이 범죄에 속았다는 걸 깨닫고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보였다. A씨는 자산을 정리한 돈 18억원을 조직에 송금하려던 중 경찰의 도움으로 피해를 면했다.
조사 결과 전문직 종사자인 A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보낸 URL을 클릭해 악성코드에 감염되면서 개인정보를 탈취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A씨가 검찰청 등 수사기관에 전화를 걸면 신호를 가로챈 다음 유령 기지국을 통해 전화를 가로채 받는 수법을 이용해 의심을 피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구속수사, 보호관찰 등을 구실로 셀프감금된 채 피싱범의 지시만 따르도록 유도하는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수사기관은 절대 그러한 요구를 하지 않으니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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