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 중국 국적 대만 국회의원 선서 “국적포기 불가능”

윤창수 기자
수정 2026-02-04 16:12
입력 2026-02-04 13:57
중국 출생 리전슈 대만 민중당 비례대표 3일 취임
국적 포기하려 고향 찾아갔지만, 중국이 신청 거부
대만에서 비례대표로 중국 국적을 가진 첫 입법위원(국회의원)이 취임했다.
대만 타이베이타임스는 4일 중국에서 태어나 대만인과 결혼한 리전슈(53) 위원 등 모두 6명의 민중당 신임 위원이 전날 취임 선서를 했다고 전했다.
리 위원은 “고향인 중국 후난성을 찾아가 국적 포기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대만을 사랑한다”고 대법관들 앞에서 국가에 대한 충성 서약을 했다.
그는 중국에서 태어나 대만인 남편과 결혼했으며 30년 동안 대만에서 살았다.
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 정부는 중국 국적자의 공직 진출을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공무원, 교사, 군인 등에 대한 중국 신분증 소지자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리 위원은 중국인 배우자가 대만 시민권을 얻기 위해 중국 국적을 포기한 사례는 아직 한 번도 없었다며 국적 포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후난성 공안국 출입경관리국 등에 국적 포기를 신청했지만 “대만은 외국이 아니다”란 이유로 접수를 거부당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중국으로 여행할 때 대만 여권과 대만 거주자용 중국 본토 여행 허가증을 이용했다며 “저의 유일한 여권은 대만 여권이며 대만을 지키겠다는 결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선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중화민국(대만) 헌법을 향해 선서한 입법위원이며, 유일하게 중화민국에만 충성하며, 양안 충돌이 발생한다면 충성 대상은 바로 중화민국”이라고 거듭 밝혔다.
지난해 민중당 당원대표대회에서 입법위원의 비례대표 임기를 2년으로 제한하는 조항이 유지되면서 기존 위원들이 지난달 사퇴하고 리 위원 등이 새롭게 2028년 1월 31일까지인 임기를 승계했다.
대만 내정부는 국적법에 따라 이중 국적을 소지한 사람은 공직자로 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외국 국적자가 입법위원 직을 맡게 될 경우 취임 후 1년 안에 해외 국적 포기를 완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 위원의 국적 포기 시도가 불발되면서 취임 뒤에도 입법 활동이 제약당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만 행정기관이 리 위원의 자료 열람 요청을 거부하거나, 각 부처 장관이 그의 질의 요청에 회신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여러 지방 정부 공직자들이 중국 정부의 비협조로 중국 국적 취소가 불가능해 선거에 당선된 이후 공직을 포기해야만 했다.
윤창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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