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최후의 방파제’ 흔들린다…스웨이츠 빙하 하부 온수 유입 확인

김중래 기자
김중래 기자
수정 2026-02-04 13:04
입력 2026-02-04 11:07

남극 스웨이츠 빙하 하부 바닷물 실측
바닷물과 빙하 녹은 물 빠르게 섞여
예상보다 빠른 빙하 붕괴 일어날수도
붕괴시 해수면 최대 3m 상승 예상

한·영 국제 공동 연구팀이 남극 스웨이츠 빙하에서 시추공을 뚫고 있다. 해양수산부


‘최후의 방파제’로 불리는 남극 스웨이츠 빙하 하부에서 따뜻한 바닷물과 빙하 녹은 물이 빠르게 섞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빙하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녹을 수 있다는 징조다.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는 한·영 국제 공동 연구팀이 스웨이츠 빙하 934미터 아래 ‘지반선(빙하 아래쪽과 바다가 만나는 경계선)’ 부근 바다를 직접 관측했다고 4일 밝혔다.


관측 자료는 바닷물의 염도, 수온 등이다. 분석 결과 지방선 아래 바닷물은 온도와 염분 분포가 수시로 바뀌고 있었다. 바닷물이 녹은 빙하수와 빠르게 섞이고 있다는 뜻인데, 예상보다 바닷물의 온도가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따뜻한 바닷물이 빙하를 녹이고 있다는 것이다.

왼쪽 사진은 연구팀이 시추공을 뚫은 스웨이츠 빙하와 시추위치(빨간점)를 나타낸 위성사진. 오른쪽은 지반선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모식도. 해양수산부


경기도 크기의 스웨이츠 빙하는 남극에서 가장 빨리 녹고 있다. 이 빙하마저 붕괴되면 다른 빙하들의 연쇄 붕괴가 예상돼 ‘운명의 날 빙하’로 불린다. 다만, 크레바스(빙하에 생긴 깊은 균열) 등 험난한 지형으로 직접 관측이 어렵다. 학계는 스웨이츠 빙하 붕괴와 연쇄작용이 해수면을 3m 더 높일 수 있다고 본다.



극지연구소 이원상 박사 연구팀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와 헬기를 동원해 빙하에 시추공을 뚫고 장기계류 관측장치 설치를 계획했다. 연구팀은 극한의 추위 속 빙하 위 축구장 2개 크기의 안전지대를 확보하고 25톤 시추 장비를 동원, 900m를 뚫는 사투를 벌였다. 90℃의 뜨거운 물을 고압 분사하는 열수 시추 공법으로 구멍을 뚫는 데 성공했지만, 예상보다 빠른 재결빙과 급격한 기상 악화로 계류장비 설치에 실패했다.

해수부는 2023년부터 스웨이츠 빙하를 포함한 서남극 빙하의 움직임을 연구해 왔다. 연구팀은 이번 관측을 발판 삼아 2027년 남극 주요 지반선에 대한 후속 탐사를 할 예정이다. 서정호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은 “앞으로도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남극 빙하 연구를 지속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중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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