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삼성전자 ‘목표 인센티브’는 임금… 퇴직금 반영”

이민영 기자
수정 2026-01-30 06:12
입력 2026-01-30 01:08

재직자 과거 일한 기간도 소급 적용
수천억대 인건비 부담 추가 가능성
한국노총 “근로 성과 정산 기준 제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6.1.29.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사업 부문 성과를 기초로 지급한 ‘목표 인센티브’를 평균 임금에 포함해 퇴직금을 산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대기업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대기업의 경영성과 보상 및 퇴직금 산정 방식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수천억원대의 인건비 부담이 추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9일 삼성전자 퇴직자 15명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삼성전자 퇴직자들은 사측이 ‘목표 인센티브’와 ‘성과 인센티브’, 즉 경영성과급을 제외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을 지급했다며 2019년 6월 미지급분을 달라고 소송을 냈다. 평균임금은 퇴직 전 3개월간 지급된 임금 총액을 총일수로 나눈 금액이다. 목표 인센티브는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성과 인센티브는 경영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이다.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는 평균 임금에 포함돼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성과 인센티브’는 평균 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기준을 정했다.

삼성전자는 연 2회 상반기와 하반기에 ‘목표 인센티브’를, 연 1회 ‘성과 인센티브’를 지급했는데 둘다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퇴직금을 지급했다. 목표 인센티브는 근로자가 속한 사업부문과 사업부 성과를 평가해 등급에 따라 지급률이 결정됐다. 성과 인센티브는 사업부별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20%를 재원으로 삼아 지급기준에 따라 나눠줬다. 원심은 인센티브가 경영실적, 재무성과에 따라 지급 여부나 금액이 달라지는 경영성과의 분배라며 평균 임금 산정의 기초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으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목표 인센티브의 상여기초금액은 근로자별 월 기준급의 120%라는 산식에 의해 설정되므로, 지급 규모가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된 고정적 금원”이라며 “목표 인센티브는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가 아니라, 근로성과의 사후적 정산에 더 가깝다”고 밝혔다.

반면 성과 인센티브의 임금성을 부정한 하급심 판단은 유지됐다. 재판부는 “EVA 발생 여부는 자본의 규모,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에 따라 큰폭으로 변동할 수 있다. 근로자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다른 요인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0월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성과급은 평균 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계에서는 기업들에 수천억 원대의 예상치 못한 인건비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퇴직금 총액이 올라가고, 재직자들이 과거에 일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까지 소급해야 해서 기업의 자금 운용에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어서다. 반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번 판결은 성과급을 ‘근로 성과의 정산’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기준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이민영·민나리 기자
2026-01-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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