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렌터카·롯데렌탈 합병 무산…공정위 “요금 오를 것”

한지은 기자
한지은 기자
수정 2026-01-26 16:43
입력 2026-01-26 16:43

사모펀드 주도 동종업계 기업결합 첫 심사
단기·장기 렌터카 구분…“경쟁제한 우려”
“두 회사 제외한 대부분 영세·중소사업자”
“사모펀드 특성상 가격 규제 담보 어려워”

SK렌터카-롯데렌탈 기업결합 ‘금지’ 조치 부과-공정위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이병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이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SK렌터카-롯데렌탈 기업결합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01.26. ppkjm@newsis.com



공정거래위원회가 렌터카 시장 1·2위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를 합병하려는 사모펀드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기업 결합 시 시장 지배력이 과도하게 확대돼 요금 인상 등 경쟁제한 우려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경쟁당국이 기업결합을 금지한 것은 2024년 ‘메가스터디·공단기’ 사례 이후 2년 만이다.


공정위는 26일 사모펀드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어피니티)가 롯데렌탈 주식 63.5%를 약 1조 8000억원에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어피니티는 2024년 8월 SK렌터카를 인수해 보유 중으로, 거래가 성사되면 렌터카 시장 1·2위가 같은 주인 아래 놓이게 되는 구조다.

공정위는 단기 렌터카(1년 미만)와 장기 렌터카(1년 이상) 시장을 구분해 심사한 결과, 기업 결합 시 렌터카 요금 인상과 중소 경쟁사 퇴출 가속화 등 경쟁 구조가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SK렌터카-롯데렌탈 기업결합 ‘금지’ 조치 부과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이병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이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SK렌터카-롯데렌탈 기업결합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01.26. ppkjm@newsis.com





롯데 17.12%·SK렌터카 12.22%
“현저한 격차 1강 vs 영세사업자”
단기 렌터카 시장에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각각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4년 차량대수 기준 합산 점유율은 내륙 29.3%, 제주 21.3%다. 절대적인 수치상 독과점으로 보긴 어렵지만 3위 사업자인 쏘카(내륙)와 제주렌터카(제주)의 점유율이 3~4% 수준에 그치는 등 나머지 경쟁사 대부분이 영세 사업자라는 점이 고려됐다. 1·2위와 3위 간 점유율 격차는 내륙 7.9배, 제주 5.3배에 이른다.

특히 제주 지역은 이른바 ‘렌터카 총량제’로 신규 진입이나 기존 사업자의 차량 확대가 제한돼 유력한 경쟁사가 나타날 가능성도 적다는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공정위는 기업 결합이 이뤄질 경우 SK렌터카 가격이 내륙 기준 11.85~12.15%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병건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단기 렌터카 시장은 합산 점유율만 보면 압도적이지 않지만, 두 회사를 제외한 대부분이 점유율 1% 미만의 영세 사업자인 특이한 구조”라며 “단순 점유율로 경쟁 제한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SK렌터카-롯데렌탈 기업결합 ‘금지’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이병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이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SK렌터카-롯데렌탈 기업결합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01.26. ppkjm@newsis.com



롯데 21.79%·SK렌터카 16.51%
캐피탈사, 리스-렌트 비율 맞춰야
장기 렌터카 시장에서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38.3%에 이른다. 현대캐피탈(14.66%), 하나캐피탈(7.49%) 등 일부 캐피탈사가 경쟁하고 있지만 ‘본업 비율 제한’ 등 규제로 사업 확대가 쉽지 않고 정비·중고차 판매 연계 측면에서도 렌터카사 대비 불리하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는 가격 인상 제한과 같은 행태적 조치로는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보고 결합 자체를 막는 ‘구조적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결론 내렸다. 기업 가치를 높인 뒤 매각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장기적인 가격 규제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 국장은 “이번 조치는 렌터카 시장의 경쟁구조를 크게 악화시키는 기업결합을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경쟁 왜곡을 차단했다”며 “사모펀드가 건전한 시장 경쟁을 인위적으로 왜곡할 우려가 큰 기업결합을 엄정 조치함으로써 시장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한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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