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나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유용하 기자
수정 2025-12-30 00:40
입력 2025-12-29 23:59
대표적 사고실험으로 본 ‘인간다움’
교양지 ‘한국 스켑틱 44호’서 소환
“어려운 문제 앞에서 끊임없이 고뇌하는 것, 그 치열한 과정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인공지능(AI)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더 나아가 인간의 능력을 넘보는 시대가 되면서 우리는 이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에 맞닥뜨리고 있다. 계간 과학 교양지 ‘한국 스켑틱 44호’(겨울호)는 ‘인간은, 무엇으로 인간인가’라는 주제의 커버스토리에서 인류 지성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고실험 6가지로 인간다움에 대해 탐구했다.
입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는 AI는 진짜 생각하는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흉내만 내는 것일까. 과학철학자인 김효은 국립한밭대 교수는 ‘통 속의 뇌, 인간의 뇌’라는 글에서 현대 심리철학자 겸 인지과학자 힐러리 퍼트넘이 1981년 제시한 ‘통 속의 뇌’라는 사고실험을 소환해 이 문제를 논의한다.
당신의 뇌가 몸에서 분리돼 영양액이 든 통 속에 담겨 있고, 컴퓨터가 전기 신호를 보내 아이스크림의 달콤함, 바람의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이런 조작된 경험을 하는 중에 당신은 뇌가 통 속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 김 교수는 환경과 상호작용하지 않는 AI와 달리 인간은 환경과 상호작용을 통해 인지 세계, 경험 세계를 발전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질문은 철학자 존 설의 ‘중국어 방’ 사고실험으로 이어진다. 방 안에 있는 사람이 중국어를 전혀 모르면서도 매뉴얼에 따라 완벽한 중국어 답변을 내놓는다면, 이 사람은 중국어를 이해한다고 볼 수 있을까. 철학자 김재인 경희대 HK연구교수는 챗GPT가 내놓는 유려한 문장들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진정한 이해의 조건을 생각하게 한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2025-12-3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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