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유럽과의 전쟁 준비 완료”…빈손으로 끝난 미러 ‘종전 협상’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수정 2025-12-04 00:01
입력 2025-12-04 00:01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세 번째)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스티브 위트코프(왼쪽 두 번째) 미국 특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세 번째)와 회담하고 있다.
모스크바 AFP 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 나섰으나 결국 빈손으로 돌아섰다. 구체적인 회담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토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영토 문제 놓고 이견 보인 듯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은 2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만나 5시간 동안 회담을 나눴다. 러시아 측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해외투자·경제협력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 직접투자펀드(RDIR) 대표가 배석했고, 미국 측 대표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자리했다.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이 미국이 제안한 종전안 가운데 일부만 동의했다고 전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러시아 국영 방송 VGTRK과의 인터뷰에서 “미러 양측이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에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와 더불어 미러의 경제 협력도 논의됐다”면서 “러시아가 미국이 제안한 28개 항목 외에도 4개의 안을 추가로 받았고, 러시아와 미국이 회담의 추가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토 문제에 대해 “타협이 없다면 해결책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방러에 앞서 미국 대표단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측과 만나 러시아에 유리한 28개안을 함께 수정했다.

●협상 ‘노딜’로 궁지 몰린 우크라



푸틴 대통령은 이날 VTB 투자 포럼 모두연설에서 유럽을 겨냥한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러시아는 유럽과 싸울 의도가 없지만, 유럽이 시작한다면 우리는 당장 유럽과 전쟁을 할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미러 협상이 사실상 ‘노딜’로 끝나면서 우크라이나는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고 BBC는 평가했다. BBC는 “러시아는 어떠한 양보도 안 했고, 이에 대해 미국이 강경하게 맞서겠다는 신호도 없었다”면서 “오히려 미러 관계는 더욱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은 협상에서 배제될 위험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최영권 기자
2025-12-0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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