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시민단체, 협상안에 환영 입장
과수농가 “검역 완화로 피해 우려”
한미 통상협상에서 정부가 쌀과 소고기 시장의 추가 개방을 막아냈다고 밝히자, 농업계는 일단 안도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세부 품목에 대한 협상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만큼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신중론도 팽배하다.농민·시민단체들은 31일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인근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쌀과 소고기 시장을 지켜낸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향후 협상에서도 식량주권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미국 측은 여전히 쌀, 사과, 감자 등 주요 품목에 대한 수입량 확대와 조건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국민의 먹거리를 통상 압력에 내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과 유사한 통상협상을 진행한 대부분의 국가가 자국의 농산물 시장을 추가로 개방한 것과 달리 한국은 이번 협상에서 예외적으로 핵심 농산물 시장을 방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농산물을 포함한 미국산 제품 수입에 합의했다”고 주장하면서, 실제 협상 결과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생활개선중앙회 이진희 회장은 “쌀과 소고기 시장을 지켜낸 점은 긍정적이지만 정부가 구체적인 내용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만큼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과수 농가의 우려는 한층 더 깊다. 미국은 그간 사과 등 과일류에 대한 한국의 위생·검역(SPS) 규제를 완화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고, 이번 협상에서 일부 완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앞에서는 농협사과전국협의회 등 과수 농민들이 ‘미국산 사과 수입 반대 국민대회’를 열고 반대 목소리를 냈다. 김건수 밀양얼음골사과발전협의회장은 “만약 사과 검역 기준까지 완화되면, 외래 병해충 유입 위험이 높아져 생산 농가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민경석·창원 이창언·서울 박효준 기자
2025-08-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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