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물탱크만 8t… 8시간 비행에 4.2㏊ 물 뿌려 신속 ‘공중 진화’

박승기 기자
수정 2025-03-25 23:40
입력 2025-03-25 23:40
산불 진화 헬기 어떻게 진압하나
예열·점검 등 출동에만 15분 소요이착륙 위험 탓 이동 중 담수 필수
3000ℓ 헬기, 1분 10~20초 물 채워
저수지 멀면 ‘이동식 저수조’ 설치
1회 투하 면적 단독주택 1채 정도
산청 연합뉴스
“산불 진화에서 헬기의 역할은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지상에서 잔불을 정리하는 진화대원과의 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어떤 산불도 끌 수 없을 것입니다.”
기후변화로 산불이 대형화되고 빈번해지면서 신속한 접근과 초기 대응이 가능한 진화 헬기의 역할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헬기는 산불 면적과 방향을 결정하는 ‘불 머리’에 직접 물을 투하할 수 있고 기동력과 진화 속도 면에서 대체 불가하다. 전문가들이 공중과 지상의 협업을 강조하는 것은 아무리 빨리 주불을 잡더라도 뒷불(잔불) 정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언제든 불이 되살아날 수 있고, 되살아나는 불이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산림청에 따르면 산불 신고가 접수될 경우 지역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의 지상진화팀이 현장에 출동한 뒤 헬기를 투입한다. 최근에는 지자체가 산불 헬기를 임차하면서 지상팀과 동시 출동하기도 한다. 산림청의 진화 헬기는 중대형이어서 예열과 점검 등을 거쳐 출동하는 데 15분 이상이 필요하다. 연간 5000여건의 화재 신고마다 헬기가 출동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헬기는 이동 중 저수지나 하천에서 물을 담는다. 미리 물을 담고 있으면 빠른 출동이 가능하지만 물탱크 무게가 3~8t에 달해 이착륙 시 위험하기 때문이다.
산불 진화에 투입되는 헬기들은 5~10분 정도 거리에 담수지를 확보하고 있다. 저수지가 멀면 이동식 저수조를 이용해 이동 시간을 최소화한다. 주력 산불 진화 헬기인 3000ℓ급 카모프의 담수 시간은 1분 10~20초 걸리는데 한 시간에 10~12회 정도 비행하며 물을 뿌린다. 1회 투하 면적은 단독주택 1채 정도인 525㎡ 정도다. 통상 8시간 비행 시 4.2㏊의 면적에 살포할 수 있다.
산불 현장에선 ‘공중과 지상의 합동작전’이 중요하다. 공중에서 헬기가 물을 뿌려 큰불을 잡으면 순간 지상 인력이 투입돼 잔불을 잡고 나뭇잎 등을 뒤집어 준다. 그러나 의성 산불과 같이 산불 면적이 크거나 바람이 거세면 안전 문제로 지상 인력 투입이 어렵다.
헬기 투입이 어렵거나 야간 진화인 경우에는 지상진화대가 투입된다. 가장 위험한 지역에는 산림청 소속 공중진화대(104명)가 투입된다. 공중진화대는 헬기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오거나 도보로 이동해 직접 불을 끄고 지연제를 살포해 확산을 지연시키는 임무를 수행한다.
지방산림청과 국유림관리소에 배치된 산불 재난 특수진화대(435명)는 현장에서 공중진화대와 연계해 활동한다. 국유림관리소와 지자체 소속의 산불 전문 예방진화대 9604명(산림청 소속 1405명 포함)은 진화와 뒷불 정리를 담당한다. 기존 진화 차량보다 담수량이 3.5배 많고 물을 더 강하게 내보낼 수 있는 호스(25㎜)를 갖춘 고성능 특수진화 차량이 도입돼 헬기를 대신해 야간 산불 등에 투입되고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2025-03-26 2면
관련기사
-
중대본 “산불로 24명 사망·26명 중경상”…희생자 눈덩이
-
울산 울주 화재 2㎞까지 접근…부산 장안사 유물 이송
-
천년고찰 고운사 ‘불마귀 재앙’ 전후 모습…잿더미 된 보물 [포착]
-
엿새째 계속되는 산청 산불…지리산 인근 중산리 주민 등 긴급 대피령
-
산림당국 “의성 산불, 하회마을 앞 5㎞ 접근…헬기 투입 진화”
-
아이유 2억·수지 1억…역대급 산불 피해에 연예계 ‘기부 행렬’
-
산불헬기 조종사 사망…“박살 나는 소리 나더니 산비탈에 때려 박았다”
-
우주서도 찍힌 ‘괴물 산불’ 처참…시뻘건 한반도 연기 자욱 [포착]
-
목숨 걸고 불 끄는데…“우리 안쪽이 어쩌라고” 옥바라지 민원
-
오늘 밤부터 기다렸던 비 소식 있지만, 불 끄기엔 턱없이 모자라
-
“생명 지키는 소방관, 우리가 지켜야”…3일 만에 5억 모였다
-
울산 울주 산불, 양산까지 확산… 헬기 2대·인력 130여명 투입 진화 나서
-
의성서 진화헬기 추락 조종사 사망…“전국 산불진화 헬기 운항 중지”
-
산청 산불 지리산국립공원으로 번져…경계선 안쪽 200m·화선 300m
-
“직접 구하려다…” 대피소 안 가고 차 돌린 영양군 이장 숨져
-
안동 산불, 하회마을과 직선거리로 5.4㎞까지 접근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