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채찍질’에 질렸다… 美 주가 6개월 만에 최악

류지영 기자
수정 2025-03-10 00:45
입력 2025-03-10 00:45
“자고 나면 바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을 지켜보며 전 세계가 그의 ‘채찍질’ 리더십에 지치기 시작했다.”(CNN방송)
지난 1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도 안 돼 미국 경제에 대한 시장의 회의론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그의 행보가 전 세계 경제·안보 체제를 뒤흔들면서 트럼프노믹스가 시험대에 올랐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지난주(3월 3~7일) 뉴욕 증권시장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3% 넘게 하락해 6개월 만에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고 전했다. S&P500 지수는 지난해 11월 5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상승폭을 모두 까먹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 종합지수도 고점(지난해 12월 16일) 대비 10% 넘게 하락해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최근 백악관이 보여 준 갈지자 행보로 인한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이달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 제품에 대해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했다가 하루 만에 자동차 관세를 유예했고 6일에는 캐나다·멕시코의 다른 수입품에도 추가 유예 조치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개시 두 달도 안 돼 캐나다·멕시코에 세 번이나 관세 부과를 미뤘다. 그러더니 7일에는 갑자기 “캐나다산 목재와 낙농제품에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시장에서 ‘과연 그가 계획을 갖고 행동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불거져 증시가 흔들렸다.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지난 3~4일 미국 성인 11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물가정책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31%에 불과했다. 반대 응답은 찬성의 두 배에 가까운 54%였다.
6일 미 노동부의 일자리 통계에서도 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5만 1000명 증가해 전문가 전망치에 미달했다. 같은 날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실시간 경제성장률 예측 모델도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을 ‘-2.4%’로 제시하며 역성장을 예상했다. 이렇듯 미국 경기가 빠르게 식고 있지만 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행에 가까운 행보를 멈추지 않아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제 시장은 오는 12일 발표 예정인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바라보고 있다. 2월 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점증할 전망이다.
류지영 기자
2025-03-10 16면
관련기사
-
[재테크+] 트럼프가 쏘아 올린 침체 공포…미 증시 ‘최악의 하루’
-
‘美민감국가’ 지정 몰랐던 정부…탄핵정국 속 한미소통 흔들리나
-
美 “한국, 올 1월 ‘민감국가’ 최하위 범주에 추가” 공식 확인
-
방미 정인교 통상본부장 “美상호관세 ‘채점기준’ 파악해 설득”
-
미 증시 최악 공포…“붕괴 시작” 부자아빠 경고 현실되나
-
테슬라 15% 폭락했는데… “포기했나?” 질문에 빙긋 웃은 머스크
-
북한 지정된 美 ‘민감국가’에 한국도?…정부, 경위 파악 분주
-
“반도체 빼앗아가”… 트럼프, 한국 언급
-
트럼프 오락가락 관세정책…뉴욕증시 일제히 ‘급락’
-
트럼프 “한국 평균 관세, 미국의 4배…매우 불공정”
-
[속보] 트럼프, 멕시코·캐나다 25% 관세 강행… 나스닥 한때 3% 넘게 급락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