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영웅에 IOC 선수위원 출신, 유승민 체육회장…“외교 전문성·디테일 독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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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솔 기자
수정 2025-01-15 18:31
입력 2025-01-15 17:38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43)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한국 체육계 새 수장으로 선택받으면서 우리 스포츠 외교가 침체 위기에서 벗어날 거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는 신임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되자마자 토마스 바흐(72)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소통하며 대외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유 당선인은 14일 체육회장 선거에서 이기흥(70) 현 회장의 3선을 저지하고 이변의 주인공이 된 뒤 바흐 위원장과 통화했다. 바흐 위원장은 축하 인사와 함께 “IOC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 나가자. 이른 시일 안에 스위스 로잔에서 만나길 기대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임기를 시작하는 유 당선인은 2029년 2월까지 체육회장직을 맡는다.
유 당선인은 특히 국제 무대를 활발히 누볐던 경력을 바탕으로 스포츠 외교 경쟁력을 높일 인사라는 평가다. 그는 지난해까지 8년 동안 IOC 선수위원으로 활동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기간 열린 선수위원 선거에서 매일 25㎞씩 발품을 팔며 경쟁자에 비해 낮은 인지도를 만회했고, 결국 당선됐다. IOC의 구성원으로 바흐 위원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이다.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으로 2019년 IOC 위원으로 선출된 이기흥 회장은 이번에 낙선하며 체육회장 임기가 끝나는 2월 27일 IOC 위원직을 내려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IOC 위원의 ‘정년’에 해당하는 70세에 이른 이 회장은 3선에 성공했더라도 정년 규정에 따라 올해 말 IOC 위원 임기를 마칠 상황이었다.
당분간 공백이 불가피하지만 유 당선인도 NOC 대표 자격을 얻었기 때문에 한국이 다시 IOC 위원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선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유 당선인이 IOC에 복귀하면 한국의 IOC 위원은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을 포함해 다시 2명으로 늘게 된다. IOC는 오는 6월 바흐 위원장의 후임을 선출할 예정인데 이에 대한 발 빠른 대응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남희 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 교수는 1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유 당선인의 외교력은 독보적이다. IOC는 조직 내 전문위원회를 통해 주요 사안을 다루는데 유 당선인은 여러 위원회를 경험했다. 사안별 디테일을 바탕으로 지침을 제시할 수 있는 회장이 선출된 것”이라며 “후보 중 유 당선인만 올림픽 유치 프로세스가 바뀐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러한 전문성이 국가 브랜드뿐 아니라 국제 대회 성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