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시집온 40대, 엄마 보러오던 20대… 태국도 울음바다

허백윤 기자
수정 2024-12-31 02:48
입력 2024-12-31 02:48
45세·22세 태국인 여성 2명 희생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숨진 179명 가운데 태국인 탑승객 2명은 가족과의 만남을 위해 태국과 한국을 오가던 중 사고를 당했다. 30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따니 상그랏 주한 태국대사는 사고가 난 제주항공 7C2216편에 탑승한 태국인 여성 45세 A씨와 22세 여성 B씨가 숨졌다고 밝혔다.A씨는 7년 전쯤 일을 하러 한국으로 와 한국인 남편과 결혼했다. 매년 한 차례 고향을 방문했던 A씨는 이달 초 남편과 함께 태국 치앙마이를 여행하고 고향에 머물렀다. 지난 14일쯤 남편이 먼저 귀국했고 A씨는 따로 귀국하다 유명을 달리했다.
A씨의 아버지(77)는 인터뷰에서 “승객 중 딸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아 기절할 뻔했다”며 “뉴스에만 나오는 사고를 당하는 것이 딸일 것이란 생각은 못 했다”고 말했다. 또 A씨가 태국을 떠나기 전 점심식사를 함께하자고 했지만 들어주지 못했다며 “딸이 화가 나 ‘돌아오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 말이 현실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흐느꼈다.
방콕대 항공경영학과 4학년으로 승무원을 꿈꾸던 B씨는 10여년 전쯤 새 가정을 꾸려 한국에서 지내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두 번째로 한국을 오던 길이었다. B씨의 삼촌은 “그녀는 우리의 자랑이었다”며 슬퍼했다. B씨 어머니는 29일 공항에서 비행기를 탑승했다는 B씨의 메시지를 받은 뒤 공항에서 딸을 기다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태국인 2명을 포함한 수많은 소중한 생명을 잃어 가슴이 아프다”며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유가족 지원 등을 위해 주한 태국대사관 및 주태국 한국대사관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2024-12-31 4면
관련기사
-
참사로 떠난 치과원장, 마치지 못한 진료…“대신 마무리” 동료들 나섰다
-
“마지막까지 최선 다했을 사람”…참사 여객기 기장, 공군 출신 베테랑이었다
-
“기장님 감사합니다” “동생아, 우리 왔다”…활주로 철조망에 남겨진 마음들
-
“18명 함께 여행했는데…저만 남았어요” 홀로 생존한 유족, 안타까운 사연
-
“우리 같이 졸업사진 찍기로 했잖아”…소꿉친구 잃은 여중생들 ‘눈물바다’
-
“귀하게 키운 딸, 이렇게 금방 떠날 줄은”… 고개 떨군 노신사
-
‘수능 기념’ 가족여행 떠났던 세 부자
-
미뤘던 신혼여행, 세 살배기 아들까지…
-
“공주 도착했는가?”… 끝내 답이 없는 가족
-
함께 여행 떠났던 학생과 교직원도 참변
-
“내 동생, 이제 편히 사나 했는데” 눈물로 공항 적신 일흔의 형
-
생애 첫 해외여행서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
-
가족 첫 해외여행서… 홀로 남은 아버지
-
아내·자녀·손자까지 잃은 80대 할아버지
-
‘집에 가서 보자’ 메시지는 마지막 인사가 됐습니다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