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서 보자’ 메시지는 마지막 인사가 됐습니다
수정 2024-12-31 02:48
입력 2024-12-31 02:48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이틀째인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관광객들로 붐벼야 할 세밑이지만, 공항 안은 오열과 절규가 가득했다. 토끼 머리띠를 한 다섯 살짜리 어린아이의 손을 잡은 30대 여성은 아이를 보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차가운 공항 바닥에 주저앉은 70대 노인은 ‘신원 확인’ 안내 방송이 나올 때마다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이번 참사로 부친의 팔순을 맞아 여행을 떠난 일가족 9명이 변을 당했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두 아들과 비행기를 탄 아버지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사망자 179명 중 164명에 대한 신원 확인 절차가 마무리됐다. 일부 희생자는 지문 감식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시신 훼손이 심하거나 어린이 등의 경우 신원 확인에 다소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고인이 남긴 ‘집에 가서 보자’는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은 이제 가족들이 한평생을 붙들고 살아가야 할 마지막 인사가 됐다. 서울신문은 유가족과 지인 인터뷰를 바탕으로 가슴 아픈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2024-12-31 4면
관련기사
-
참사로 떠난 치과원장, 마치지 못한 진료…“대신 마무리” 동료들 나섰다
-
“기장님 감사합니다” “동생아, 우리 왔다”…활주로 철조망에 남겨진 마음들
-
“마지막까지 최선 다했을 사람”…참사 여객기 기장, 공군 출신 베테랑이었다
-
“우리 같이 졸업사진 찍기로 했잖아”…소꿉친구 잃은 여중생들 ‘눈물바다’
-
“18명 함께 여행했는데…저만 남았어요” 홀로 생존한 유족, 안타까운 사연
-
“귀하게 키운 딸, 이렇게 금방 떠날 줄은”… 고개 떨군 노신사
-
아내·자녀·손자까지 잃은 80대 할아버지
-
한국에 시집온 40대, 엄마 보러오던 20대… 태국도 울음바다
-
가족 첫 해외여행서… 홀로 남은 아버지
-
생애 첫 해외여행서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
-
“내 동생, 이제 편히 사나 했는데” 눈물로 공항 적신 일흔의 형
-
함께 여행 떠났던 학생과 교직원도 참변
-
“공주 도착했는가?”… 끝내 답이 없는 가족
-
미뤘던 신혼여행, 세 살배기 아들까지…
-
‘수능 기념’ 가족여행 떠났던 세 부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