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육군훈련소장 “9일 된 훈련병에 완전군장 얼차려라니…”

김유민 기자
수정 2024-06-01 13:50
입력 2024-06-01 13:43
“간부의 자질 대단히 의심스럽다”
“규정 위반과 안일한 태도가 문제”
고성균 전 소장은 강원 정선군 출신으로 육군사관학교 생도대장과 31사단장, 제2작전사령부 참모장, 육군훈련소장 등을 지냈으며, 육군교육사령부 교훈부장을 끝으로 전역한 뒤 숙명여대 안보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고성균 전 소장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전직 육군훈련소장이 본 훈련병 순직사건’ 영상을 올려 이번 사건이 지휘관의 성별과는 관계없이 규정 위반과 안일한 태도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 전 소장은 “일반 회사에 사규가 있듯이 육군에는 육군 규정이 있는데 이를 중대장이 지키지 않았다”며 “밤에 소란스럽게 떠든 것이 완전군장으로 군기훈련을 시킬 사안이었는지 따져봐야 한다. 군기훈련 시 완전군장은 할 수 있지만 뜀걸음, 구보는 하지 못하게 돼 있는 규정이 있다”고 짚었다.
군기훈련이란 지휘관이 군기 확립을 위해 규정과 절차에 따라 장병들에게 지시하는 체력단련과 정신수양 등을 말한다. 지휘관 지적사항 등이 있을 때 시행되며 얼차려라고도 불린다.
고 전 소장은 “안타까운 것은 훈련병이 들어온 지 9일밖에 안 됐다는 사실”이라며 “신체적으로 단련이 전혀 안 된 상태에서 군기훈련을 해 동료가 중대장에게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보고를 했을 텐데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확인하지 않고 지속했다는 것은 간부의 자질이 대단히 의심스럽다”는 견해를 밝혔다.
일각에서 중대장이 여성인 탓에 사건이 일어났다는 취지의 여론이 형성되는 데 대해서는 “지휘관이 여자냐 남자냐를 떠나 규정된 군기훈련 지침을 무시하고 임의대로 무리하게 군기훈련을 시킨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규정 위반으로 일어난 일을 성별 문제로 해결하려고 하는 건 우리 군을 위태롭게 하는 일”이라며 이 같은 여론은 경계했다.
‘강한 훈련이 강한 장병을 만드는 거 아니냐’, ‘젊은 친구들이 나약해서 그 정도에 쓰러지느냐’ 라는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서는 “과거의 기준을 갖고 지금의 훈련병과 병사들을 재단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부들의 리더십을 향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개인 생각이 아니라 육군 규정과 상위법에 의해서 부대 지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부대를 운영해야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아들은 화장실 가려고 침대에서 꿈틀대다 걸려서 무작정 아무 말도 못 하고 (군기훈련을 받았다), 들어간 지 10일도 안 되는 애들한테 할 짓이냐”라며 분개했다.
이어 “어린이집부터 군대까지 어디다 애들을 맡길 수 있겠느냐”며 “지금이라도 당장 우리 아들들을 데려오고 싶다”고 했다.
또 다른 글에서는 “다섯 명의 아들은 평생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데 누구 하나 사과하지 않고 대책도 없다”며 군 당국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했다.
김유민 기자
관련기사
-
‘얼차려 사망’ 훈련병 유족 “육군 사죄와 공정한 수사 요구”
-
“‘얼차려’ 중대장, 훈련병 유족에게 ‘선착순 안 시켰다’”
-
위법한 ‘얼차려’ 학대로 훈련병 사망…중대장·부중대장 구속 기소
-
“군장에 책 넣어 선착순”…‘훈련병 사망’ 중대장·부중대장 구속 송치
-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얼차려’ 사망 훈련병 분향소 찾은 군 장병
-
“책과 생필품 넣어 26㎏ 완전군장”…‘얼차려 사망’ 훈련병 母 분통
-
“의무실에 의료기록 없어”…‘얼차려 사망’ 훈련병 사인은
-
‘훈련병 사망’ 중대장, 18일 만에 정식 입건
-
‘훈련병 사망’ 진상규명 촉구한 군장병 부모들 “국방부 사과하라”
-
“근육 다 녹았는데…훈련 아니라 고문” 사망 훈련병 동기母의 분노
-
“얼차려 중대장 심리상담 그만”…실명까지 공개한 정치인
-
당정 “모든 신병교육대 훈련실태·병영생활여건 긴급점검”
-
‘훈련병 사망사건’ 중대장, 살인죄로 고발당해…“미필적 고의”
-
얼차려에 쓰러진 훈련병 눈물의 영결식…경찰은 수사에 속도
-
민주당 신정훈 의원 “군기훈련 훈련병 사망 철저히 조사”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