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 2억 대출”…‘헝가리식 저출산 대책’ 또 꺼낸 나경원

최재헌 기자
수정 2024-04-26 18:59
입력 2024-04-26 17:56
“돈 없이 저출산 극복될 수 없다”
“22대 국회 1호 법안 추진할 것”
“자녀 수에 따라 이자·원금 탕감”
저출산 부위원장 때 꺼냈다 파국
이런 전례에도 불구하고 나 당선인이 국회의원 신분으로 직접 법안까지 만들어 정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대통령실에서도 새로운 반응이 나올지 주목된다. 이번 22대 총선 ‘수도권 험지’에서 생존한 나 당선인은 현재 당 안팎에서 유력한 차기 당대표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 당선인은 전날 서울와이어가 주최한 ‘인구절벽 충격에 휘말린 대한민국 경제’ 포럼 기조 강연에서 “(현재 청년세대가) 출산, 결혼하지 않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주거 안정”이라며 “국회에 가면 저출산 관련된 법안 1호로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 법안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나 당선인이 제시한 법안의 골자는 신혼부부에 대한 저금리 대출과 빚 탕감이다. 결혼한 부부에게 우선 초저금리로 2억원을 주택자금으로 빌려주고 첫째 아이를 낳으면 이자를, 둘째를 낳으면 원금 일부를 탕감하는 방안이다. 정책의 원조 격인 헝가리에서는 자녀 수에 따라 원금을 최대 100%까지 탕감해준다.
“20년 장기대출로 부담 줄여.. 우리 예산 규모로 충분”나 당선인은 “돈 준다고 아이를 낳지는 않는다”면서도 “돈 없이 저출산이 극복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법제화 과정에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변화를 주겠다고도 했다. 나 당선인은 “우리 현실에서는 헝가리처럼 4000만원으로는 안 된다. GDP(국내총생산) 규모로 볼 때 2억원 정도를 금리 연 1%에 20년을 대출해주자는 것”이라며 “(내가 제시할) 법안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20년 만기 상품을 금융기관이 만들고 정부는 시중 금리인 5%의 차액인 4%를 부담해주는 것이다. 예산 추계를 해보면 12조~16조원이 든다”며 “20년 후 우리 정부 예산 규모를 생각했을 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지금 정부가 쏟아내는 정책을 보면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과격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나 당선인이 ‘과격한 정책’으로 지적한 것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저출산 위기 극복 방안으로 제시한 ‘현금 1억원’의 파격적인 지원안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권익위는 최근 부영그룹 등 사기업에서 출산장려금 1억원을 주는 사례 등을 고려해 국민 소통 창구 ‘국민생각함’을 통해 해당 안에 대한 국민 의견을 묻는 과정을 진행 중이다.
한편, 나 당선인이 전날 언급한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은 그가 지난해 1월 대통령 직속 기구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일 때 기자간담회에서 제시한 아이디어다.
당시 대통령실은 “(나 당선인이) 정부 정책 기조와 정반대 얘기를 하면서 거짓말을 했다”는 취지로 비판하면서, 결국 나 당선인이 부위원장직을 내려놓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최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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