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시어머니·딸 질식 정황… 시누이는 왜 삶을 포기했을까

김중래 기자
수정 2023-09-26 06:24
입력 2023-09-26 01:25
남편·시누이, 모친 살해 가능성
시누이 연대보증 영향 수사 중
서울 송파경찰서는 25일 오씨를 제외한 4명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오씨 딸의 사인은 ‘외력에 의한 경부압박질식사’(목 졸림으로 인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받았다. 초등학생 딸은 오씨가 지난 22일 투숙한 김포 한 호텔 방에서 발견됐다. 오씨는 23일 오전 홀로 숙소를 빠져나가 친정이 있는 송파구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은 오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딸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일가족의 주거지인 송파구의 한 빌라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오씨 시어머니 역시 경부압박질식사가 사인이었고, 목 부위에 위력이 가해진 흔적이 있었다. 오씨 시어머니와 남편, 시누이는 지난 22일 오후에서 밤 사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오씨 시어머니는 오씨 남편과 시누이가 사망했던 방과 떨어진 작은 방에서 발견됐다.
오씨 남편과 시누이에게서는 외부적 요인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오씨 딸과 시어머니에게서 저항 흔적 등의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약독물 등 정밀감정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판단할 예정이다.
오씨는 사업 투자 명목으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빚 독촉과 생활고를 겪는 상황에서 사기 혐의로 경찰 소환 조사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일정한 수입이 없어 수억원대의 빚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오씨 부부는 가족을 모두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오씨 남편과 시누이가 작성한 유서에는 채권·채무 문제로 가족 간 불화가 있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씨 시누이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에 대해 연대보증을 포함해 금전 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김중래 기자
2023-09-2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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