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월대 복원 화룡점정 ‘서수상’ 돌아왔다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수정 2023-08-30 02:08
입력 2023-08-30 02:08

어도 앞 장식… 호암미술관서 찾아
시민 제보로 3D 스캔 통해 확인
상태 양호… 보존처리 후 제자리로

故 이건희 회장 유족 측 기증 결정
“태평성대 상징하거나 기원 동물”

광화문 월대 앞 지켰던 ‘서수상’ 찾았다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광화문 월대 앞 서수상(상서로운 동물상)이 공개됐다. 과거 사진 자료를 통해 월대 가장 앞부분의 조각으로 파악됐던 서수상 2점은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 있던 것으로, 3D 스캔을 통해 월대 앞 서수상이라는 걸 확인한 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유족 측이 기증을 결정했다. 오는 10월 월대 복원 공사가 끝나면 원래 자리에서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류재민 기자
유튜브에 영상이 올라왔고 이를 본 국민이 제보한 뒤에 문화재청이 3D 스캔을 통해 원본이라는 걸 확인했다. 이 시대의 방식으로 광화문 월대 서수상(상서로운 동물상)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광화문 월대 어도(임금이 다니는 길)의 가장 앞부분을 장식하던 서수상을 공개했다. 이 서수상은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 있었던 것을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유족 측이 기증하기로 결정하면서 경복궁으로 이사했다.

김민규 문화재청 전문위원은 “서수상은 국왕이 올바른 정치를 펼쳤을 때 나타나는 동물로 태평성대를 상징하거나 기원하는 뜻이 있다”면서 “생김새를 해치로 볼 수 있는데 해치는 시비(옳고 그름)를 구분할 수 있는 동물이기도 하고 남쪽을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경복궁 근정전의 서수상은 뿔이 2개 있고 목에는 갈기털이 없는데 이번에 돌아온 서수상은 뿔 1개에 목에는 갈기털이 있는 형태다.
과거 사진 자료를 통해 월대 가장 앞부분의 조각(작은 사진 원)으로 파악됐던 서수상 2점은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 있던 것으로, 3D 스캔을 통해 월대 앞 서수상이라는 걸 확인한 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유족 측이 기증을 결정했다. 오는 10월 월대 복원 공사가 끝나면 원래 자리에서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어쩌다 유출됐는지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이 서수상들은 역사에 관심 있던 이들에게 알음알음 소문이 퍼져 있었다. 그러다 한 유튜버가 호암미술관에 있는 서수상 촬영 영상을 공유하고 이를 본 제보자가 지난 3월 문화재청에 알리면서 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과거 사진자료 등으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지만 3D 스캔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서수상을 세울 때 흔들리지 않도록 받침돌을 발 모양대로 만들었는데 3D 스캔을 통해 확인한 결과 모양이 정확하게 일치해 확신할 수 있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문화재청 측이 월대 앞 서수상이라고 소개하자 이 선대회장 유족 측은 곧바로 기증을 결심했다.

김 전문위원은 “월대를 복원하면 서수상을 다시 조각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 기증으로 월대 복원 화룡점정을 찍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수상 2점은 조각상의 파괴된 부분 없이 양호한 상태로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월대 앞 본래의 자리로 돌아갈 예정이다.

류재민 기자
2023-08-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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