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5~6명이 성폭행” 13살 소녀가 겪은 순다르반스의 비극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수정 2023-06-14 14:08
입력 2023-06-14 13:57
7일(현지시간) 인도 콜카타 인근 샬리마르 역에서 첸나이행 열차에 탑승한 승객들이 열차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3.6.7 AFP 연합뉴스
“인신매매범들이 ‘아니마’를 잡으러 왔을 때 그는 겨우 13살이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같은 문장으로 시작하는 기사를 통해 인도 서벵골 순다르반스 지역에 닥친 빈곤과 인신매매 급증 실태를 피해 소녀 아니마의 사연을 중심으로 조명했다.

아니마의 시련은 그에게 청혼한 한 외지인 남자로부터 시작됐다. 루빅이라는 이름의 남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맹그로브 숲으로 유명한 인도 북동부 방글라데시 국경 인근 순다르반스에 일과 여행을 위해 왔다.


루빅은 아니마를 알게 돼 교제했고 그의 부모와도 만났으며, 아니마에게 결혼을 제안했다.

수도시설조차 없는 진흙으로 만든 집에서 12명의 가족과 함께 살던 아니마는 루빅의 청혼에 혹했고 그를 철썩같이 믿었다.

5일(현지시간) 인도 콜카타에서 열린 세계 환경의 날 기념 집회에 어린이들이 참가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3.6.5 AP 연합뉴스
어느 날 기차역에서 만나자고 한 루빅은 아니마에게 ‘도망가자’고 제안했다. 아니마가 ‘싫다’고 답하자 루빅은 손수건을 꺼내 아니마의 얼굴에 대고 눌렀다. 의식을 되찾고 깨어났을 때 아니마는 몸이 묶인 채 어떤 집에 갇혀 있었다.



아니마가 몇 주간 감금돼 있는 동안 루빅을 포함해 여러 명의 남자들은 그를 강제로 성폭행했다. 아니마는 “많은 사람들이 나를 강간했다. 몇 명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5~6명이었을 것”이라고 끔찍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어느 날 건물이 조용해진 틈을 타 아니마는 문을 부수어 열고 탈출했다. 낯선 마을의 거리를 달려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한 끝에 간신히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다.

세계 환경의 날인 5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한 소년이 공원 해변의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 위를 걷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3.6.5 AP 연합뉴스
순다르반스의 주민 약 50%는 빈곤선 아래에 놓여 있으며 이 지역의 거의 모든 마을에는 아니마와 같은 사연을 지닌 소녀들, 때로는 소년들이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디언은 특히 이 지역을 자주 강타하는 슈퍼 사이클론과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등에 빈곤이 더욱 악화한다고 분석했다.

세계 환경의 날인 5일(현지시간) 인도령 카슈미르 스리나가르에서 인도 군인들이 오염된 호수의 잡초를 제거하는 동안 한 병사가 국기 근처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3.6.5 AP 연합뉴스
인신매매범들은 더 가난해진 사람들에게 일자리 주선, 결혼 제안 등으로 유혹하는데 이에 넘어간 피해자들은 성 착취를 당하거나 장기·혈액 매매 대상으로 이용된다고 짚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인도 전역에서 약 8000명의 어린이가 인신매매 피해자가 됐으며, 이 수치는 보고 부족으로 상당히 과소평가 된 것으로 간주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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