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 또 뒤통수 맞은 韓…외교청서에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 계승’ 표명 누락

김진아 기자
수정 2023-04-11 14:09
입력 2023-04-11 14:09
연합뉴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에서 올해 외교청서를 보고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국제정세 분석과 일본의 외교활동을 기록한 외교청서를 매년 4월 중 발표한다.
올해 외교청서에서 일본은 한국에 대해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대응해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규정했다. 지난해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만 한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중요성을 더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해 일본은 “옛 조선반도 출신 노동자(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일본의 표현)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라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일 외교당국 간 긴밀한 의사소통을 거쳐 올해 3월 6일 한국 정부가 입장을 발표했고 이에 따라 같은 날 하야시 외무상이 일본 정부의 입장을 표명했다”고 했다. 이어 “하야시 외무상은 2018년 한국 대법원판결에 따라 매우 어려운 상태에 있던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이번 (한국 정부의) 발표를 계기로 조치가 실행되는 것과 함께 정치·경제·문화 등의 교류가 계속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하지만 외교청서에서는 하야시 외무상이 “역사 인식에 관해서는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해왔고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한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일본의 반성 부분을 반영하지 않았다. 일본이 이 부분을 적시조차 하지 않은 데는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반성이 중요하지 않다는 속내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리 정부가 강제동원 해결책 발표에 상응하는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가해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 등의 배상 참여 등)를 촉구했지만 일본이 끝내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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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내고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또 구마가이 나오키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외교청서에서 북한에 대해 “북한의 행동은 일본의 안전보장에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인 동시에 국제사회에 대한 명백하고 심각한 도전으로 도저히 간과할 수 없다”며 지난해보다 비판 수위를 더 높였다. 이어 “북한에 대한 대응 등을 염두에 두고 안전보장 측면을 포함해 한일, 한미일의 전략적 연계를 강화해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논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없었던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라고 지난해보다 더욱 우려를 보였다.
도쿄 김진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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