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아들에게 보리차만 먹여 ‘혼수상태’ 빠뜨린 친모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수정 2023-03-08 13:41
입력 2023-03-08 13:29
아기 자료사진. 기사와 무관.
생후 9개월 아들이 분유를 먹고 토하자 보리차와 이온음료 등만 먹여 혼수상태에 빠뜨린 30대 친모가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가 8일 아동학대중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38)씨의 첫 재판을 연 자리에서 A씨 측 변호인은 “A씨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8일 제대로 돌보지 않아 영양결핍 등으로 생후 9개월 된 아들 B군이 숨을 쉬지 못하고 반응이 없는 상황에도 119 신고 등의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아 심정지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군은 엄마의 지인이 신고해 병원에 옮겨질 때까지 4시간 넘게 방치돼 심각한 뇌 손상을 입었다.


병원 의료진이 B군의 상태를 살펴보고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B군은 입원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자발적 호흡을 못하는 등 생명이 위독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해 6월 중순 B군이 분유를 먹고 토하자 4개월 넘게 분유를 먹이지 않고 약간의 쌀미음에 보리차와 이온음료만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분유 등을 먹을 때 9㎏에 이르던 B군의 체중은 7.5㎏로 줄었다.
대전지법 및 고법. 이천열 기자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A씨가 엄마로서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 치료받게 하거나, 분유 등 영양분이 많은 식품을 먹일 의무를 저버려 아이는 1일 섭취 열량의 30~50%만 섭취했다”며 “이로인해 성장에 필수적인 아미노산 섭취가 차단되면서 아이를 체중 감소와 함께 영양결핍 및 탈수상태에 빠지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필수 예방주사도 접종하지 않는 등 아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음달 21일 두번째 공판 때 B군을 목격하고 신고한 A씨의 지인(A씨 측 신청)을 불러 증언을 들을 예정이다.



대전 이천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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