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심장입니다”…지퍼백에 넣어 SNS에 공개한 여성
이보희 기자
수정 2023-01-02 14:20
입력 2023-01-02 10:34
심장이식 수술 후 기존 심장 돌려받아
“기증자 잊지 않기 위해 보관”

지난 28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심장을 이식 받은 뒤 기존 자신의 심장을 방부제와 함께 지퍼백에 넣어 보관하고 있는 뉴질랜드 여성 제시카 매닝(29)의 사연을 전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종교적, 문화적 신념에 따라 개인이 장기를 보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매닝은 4년 전 장기 기증을 통해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는 수술 이후 기존 심장을 연구용으로 기부했지만, 10개월 후 ‘연구에 쓰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돌려받았다.
이에 매닝은 심장을 부패방지액이 담긴 비닐백에 넣어 보관한 뒤 관련 영상을 제작해 틱톡 등 SNS에 올렸다. 매닝이 지퍼백에 든 심장을 자세히 설명하는 영상은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매닝은 정상인의 심장 크기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약한 심장을 가지고 태어났다. 이 때문에 3세가 되기 전 두 차례의 개복 수술을 했고 이후에도 200여회에 걸쳐 치료 받았다. 그러다 25세 때 기증자를 찾아 새 심장을 얻게 된 것.
매닝은 심장을 보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내 생명을 구한 기증자를 잊지 않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중에 집을 사면 내 심장을 묻고 그 위에 나무를 심어 기증자를 기리고 싶다”며 “기증자와 기증자 가족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일부 있다. 내가 이것을 보관하기까지 어떤 일을 겪었는지 모르기 때문”이라면서 “90%의 사람들은 실제 심장을 보여주며 장기기증에 대해 이야기하면 흥미로워한다. 장기 기증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야 한다고 느낀다”고 SNS를 통해 심장 공개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사회가 정한 미의 기준에는 못 미칠 수 있지만, 이 상처를 얻기까지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고 있다. 나 자신이 너무 자랑스러워서 날이 갈수록 상처를 더 사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