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틀째 대설주의보 내려졌는데… 한 소형항공사 ‘위험천만한 비행’ 논란

강동삼 기자
수정 2022-12-24 00:19
입력 2022-12-23 22:48
김포발 제주행 저가항공 악천후 속 무리한 운항
제주공항 주활주로 아닌 보조활주로 이용 착륙
위험 감수하며 비행 무리수...안전불감증 지적도

제주공항이 이틀째인 23일 항공기 결항으로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강풍과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와중에 한 소형항공기가 위험천만한 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져 무리한 운항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후 6시 공항 전광판에는 결항 속출 속 한 항공편이 지연되고 있는 표시가 돼 있다. 아래 사진은 예약 변경과 환불을 하려는 승객들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23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30분 기준 운항 예정 항공편 474편(사전비운항 295편)가운데 179편이 이날 운항될 계획이었으나 국제선(싱가포르~제주) 출·도착 2편을 제외하고 전편이 결항됐다.
앞서 22일에만 279편이 결항돼 제주공항에 발 묶인 승객만 1만 8000여명에 달했다.
이날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일찌감치 결항을 결정해 승객들이 숙소로 돌아간데 반해 저가 항공들은 전날처럼 결항여부를 뒤늦게 결정하는 바람에 승객들이 이틀째 공항에서 대기하며 긴 줄을 서야 하는 불편을 반복했다.

이처럼 운항과 결항 사이에서 사회적 비용은 물론 희망고문까지 되풀이 되는 와중에 한 소형항공사가 김포에서 악천후를 무릅쓰고 승객 48명을 태우고 무리한 운항을 감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일부에서 ‘안전불감증 비행’을 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 항공기는 제주공항에 예정시간보다 25분 정도 늦춰진 오후 6시 20분에 착륙했다.
프로펠러기로 알려진 이 항공기는 이날 제주공항의 주활주로인 동서활주로(3180m)가 아닌 활주로가 짧은 보조활주로(1900m)인 남북활주로를 이용해 착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조활주로 이용률은 연 0.3%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전편 결항 소식에 일시에 모든 활동이 멈췄던 활주로가 비행기 1대 이착륙으로 다시 바빠졌을 것은 자명하다. 이 소형항공사는 다시 김포로 돌아가기 위해 오후 8시 20분 승객 42명을 태우고 제주를 떠났다.
공항에서 발이 묶여 있던 한 시민은 “인명을 담보로 운항하는 비윤리적인 행태는 정부(국토교통부) 차원에서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그러다가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질 거냐”고 따져 물었다.
이날 국제선을 제외하면 국내선 항공편들은 모두 결항됐지만 이 항공기만 유일하게 운항됐다.
한편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도 산지와 중산간에는 대설경보, 그 외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오후 10시 현재 사제비 84.8㎝, 한라산 삼각봉 68.2㎝, 어리목 51.5㎝, 가시리 31.0㎝, 성산수산 7.3㎝, 중문 6.2㎝의 적설량을 보이고 있다.
글 사진 제주 강동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