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기, 한국 ‘경중안미’ 시험대

류지영 기자
수정 2022-10-24 23:06
입력 2022-10-24 18:10

“1인 체제 완성, 패권경쟁 가속화
美동맹 약한 고리인 한국 흔들 것”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개막한 20기 1차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20기 1중전회)에서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 AP 연합뉴스
“시진핑이 집권 3기에 선택한 외교관들은 모두 늑대외교 최일선에서 뛰던 이들이다. 한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일 수 있다.”(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윤석열 정부의 최대 외교 과제는 한중 관계가 될 것이다. 두 나라 관계가 모두 ‘지는 게임’으로 가지 않도록 채널을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더 강한 중국’을 기치로 집권 3기를 출범시켰다. 미중 패권경쟁 파고가 더 거세지면서 한중 관계의 난관이 전망된다. 미국이 서방과 동맹을 결집해 ‘반중 포위망’ 확대에 나서고 중국도 이에 질세라 북한, 러시아와 밀착해 미 동맹 고리에서 한국을 끊어 내고자 전례없이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중국은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와 제20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20기 1중전회)를 통해 영토 및 주권 등 ‘핵심이익’을 지키고 미국과의 전략 경쟁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24일 선언했다.

‘힘의 외교’를 중시하는 시 주석은 미 주요 동맹 중 한국을 흔들며 ‘스트레스테스트’(외부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평가)를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3연임 대서특필 24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당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3연임을 확정한 시진핑 국가주석의 얼굴이 지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일간지들의 1면 보도를 통해 시 주석의 ‘1인 천하’ 시대를 실감하게 된다.
베이징 로이터 연합뉴스
김 소장은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을 원치 않지만 미중 전략 경쟁보다 우선시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미국 견제 지렛대 차원에서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뒤 이어지는 중국 전투기들의 방공식별구역 침범,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서해상 대규모 군사훈련의 강도도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의 기본 대외정책이나 미중 관계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한국은 (미중 갈등 고조로) 구조적인 도전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 공산당이 이번 당대회에서 “서구식 모델과 다른 중국 특색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과 발전 가능성을 증명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북중러 연대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한국을 움직여 “대북 제재 완화에 동참하라”고 으름장을 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시 주석은 지난 16일 당대회 개막식 정치보고에서 “우리는 대만에 대한 무력사용 포기를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며 통일 의지를 확고히 했다. 윤석열 정부가 미국을 돕고자 사드 추가 배치 등 새 카드를 꺼낸다면 중국은 그간 보지 못한 전방위적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강 교수는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와 인권 문제 등에 대한 한국의 행보를 두고 중국이 우려 섞인 메시지를 발신할 것이다. 이 과정이 강압적인 모습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집권 3기를 출범시킨 시 주석이 ‘개혁개방 심화’, ‘민간경제 지지’ 등을 언급하며 서구 세계와의 소통 의지를 완전히 접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21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다음달 초 경제사절단과 함께 방중해 시 주석을 만난다”고 밝혔다. 다음달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인도네시아 발리)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태국 방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첫 번째 대면 회담도 예상된다. 윤 대통령도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적극적인 관계 재설정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여기에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미국을 대신할 몇 안 되는 첨단 기술 전수 파트너’ 가운데 하나다. 이에 중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조기에 타결하고자 적극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는 “시 주석이 당대회 정치보고를 통해 중국의 독자적 생존을 강조하면서도 외국과의 경제 협력을 위한 제도적 개방을 견지한다고 밝혔다”며 “이는 식료, 에너지, 자원 등 공급망 확보를 위해 외국 기업과의 협력을 원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했다. 한국이 공급망 협력에서 미국과 한 배를 탔지만, 중국과도 대립하지 않는다는 시그널을 보낸다면 협력할 공간을 넓힐 수 있다는 뜻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서울 이태권 기자
서울 이재연 기자
서울 서유미 기자
2022-10-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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