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팅에 밀려난 6070 “궁, 우리도 즐겨봅시다”
김정화 기자
수정 2022-10-12 02:19
입력 2022-10-11 21:58
창덕궁 달빛기행, 경복궁 생과방 시식
궁궐 체험 10명 중 8명은 2030
온라인·선착순에 고령층 소외
문화재청 “전화예매율 늘릴 것”
한국문화재재단 제공SNS 캡처
문화재청이 기획한 궁궐 체험 프로그램이 입소문을 타면서 가을철 대표 문화 축제로 자리잡았지만 이를 즐기는 계층은 2030 등 일부 세대에 국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케팅’(피가 튀길 정도로 힘든 티케팅)이란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온라인에서 치열한 예매 경쟁이 이뤄지다 보니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젊은 세대에 밀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문화재청이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창덕궁 달빛기행, 경복궁 별빛야행 등 궁능문화재 활용 프로그램 신청자 8883명(지난 8월 인터파크 티켓 기준) 중 20대와 30대는 각각 3708명(41.7%), 3313명(37.3%)으로 집계됐다. 10명 중 8명은 2030세대인 셈이다. 반면 50대는 474명(5.3%), 60대 이상은 212명(2.4%)에 불과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추진하는 이 행사는 야간 개장, 전통예술 공연 관람, 궁중음식 체험, 전문가 해설 등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돼 인기가 높다. 특히 지난달부터 오는 20일까지 두 달간 이어지는 경복궁 생과방 체험은 조선시대 왕실의 생과방을 새로 꾸민 공간에서 궁중 약차와 병과 등을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고즈넉한 궁에서 정갈한 다과를 즐기며 임금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지만 하루 3회, 회차당 30명으로 인원이 제한돼 예매 경쟁이 치열하다. 만 65세 이상이나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 예매도 할 수 있지만 예약 날짜를 알지 못하면 예매하기도 어렵다.
창덕궁 야간 개장 프로그램도 상황은 비슷하다. 온라인에선 양도·취소표를 구하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고, 기존 가격보다 올려 받는 ‘프리미엄’ 표도 등장한 상황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프로그램 대부분은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다 보니 젊은층 비율이 높은 것 같다”면서 “선착순 외에 추첨제를 확대해 다양한 이들이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고령층과 장애인 등을 위한 전화 예매 비율도 10%에서 내년에 20%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2022-10-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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