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땐 2022년 전기료 인상 불가피”… 文정부 5년전 알고도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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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수정 2022-10-05 11:02
입력 2022-10-04 20:18
2017년 국정자문위 자료 공개
산업부 “5년간 매년 2.6% 올려야”
당시 국회서 “인상 없다” 선긋기
무리한 에너지 전환 정책 ‘도마위’
양금희 “직무유기… 대국민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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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5월 보고된 자료에서 산업부는 탈원전을 추진하면 2030년까지 전력구입비가 140조원이 상승해 해마다 전기요금을 2.6%씩 올려야 하며, 그 결과 2030년에는 2017년 전기요금보다 무려 40%를 올려야 한다고 보고했다. 즉 전임 정부가 탈원전을 추진하면 전력 구매 비용이 크게 늘 것을 예상했음에도 국민에게 전기요금 인상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무리한 에너지 전환 정책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2017년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산업부는 당시 2022년부터 전체 용도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보고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30년까지 전기 설비용량이 최대 32.4GW 줄고 저렴한 원전·석탄 발전이 축소되면서 전력 구입비가 2018년부터 13년간 약 140조원 늘어난다는 것이다. 2018∼2020년 4조원, 2022년 7조원, 2030년엔 20조원의 추가 전력 구입비가 발생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전기요금을 2017년 1㎾h당 109.53원에서 2018년 112.38원, 2019년 115.30원, 2020년 118.30원, 2021년 121.38원, 2022년 124.53원까지 인상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책정된 전기요금은 2018년 108.74원, 2019년 108.65원, 2020년 109.80원, 2021년 108.11원, 2022년 110.41원에 그쳐 산업부가 제시한 인상률을 따라가지 못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탈원전 정책과 러시아발 에너지 가격 폭등이 복합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기재부 장관은 “한전 적자는 장기간에 걸쳐 해소해야 한다”면서 “전기요금이 폭등하면 국민이 정말 어려워지는 만큼 고민하며 문제를 풀어 가겠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2022-10-05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