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이상한 기사님/임창용 논설위원

임창용 기자
임창용 기자
수정 2022-08-15 01:57
입력 2022-08-14 20:06
길섶에서
엊그제 광역버스를 타고 출근할 때다. “잠시 뒤 고속도로에 진입합니다. 모두 좌석벨트를 매 주세요.” ‘아, 그 기사님이구나.’ 서둘러 덜렁거리는 벨트 버클을 잡아 채운다. 고속도로 진입 전 마지막 신호대기 시간. 기사님은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 버스 뒤쪽까지 와서 승객들의 벨트 착용 여부를 체크한다. 여기저기서 ‘딱, 딱’ 벨트를 채우는 소리가 난다. 간혹 귀찮은 기색을 보이는 승객도 있다. 이 정도면 거의 버스가 아니라 비행기를 탄 느낌이다.

같은 노선 버스인데도 이 기사님만 유독 좌석벨트 착용을 챙긴다. 대부분의 기사들은 운전석에서 건성으로 한 번 당부할 뿐이다. 자동 안내방송으로 갈음할 때도 많다. 이런 경우 승객 일부만 벨트를 채운다. 누가 감시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승객들이 반기지도 않는다. 한데 이 기사님은 왜 이렇게 승객들을 챙길까. ‘승객 안전은 내가 책임진다’는 직업정신이 유별나게 투철하다고 볼 수밖에. 참 ‘이상한’ 기사님이다.




임창용 논설위원
2022-08-1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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